이로 인해 이달부터 시작되는 백화점들의 추석선물 예약판매가 과일세트의 가격을 아예 결정하지 못하고 시세가로만 표기해 판매하는가 하면, 그 동안 선물세트 구성을 많이 하지 않았던 수입과일 위주로 선물세트를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9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사과(후지, 10개) 가격은 3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0%올랐다.
배(신고, 10개) 역시 9일 현재 4만5000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인 95.7%나 올랐다.
문제는 태풍 무이파에 이어 앞으로도 태풍과 폭우가 계속 예고되고 있는 데다 예년보다 열흘이나 빨라진 추석으로 햇과일 출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추석 과일이 지난 10년간 최고의 가격을 기록했던 지난해 추석 물가를 앞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이달 초 발표한 과일관측자료에서도 올 추석의 사과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 적은 6만9000t 수준으로 예상하면서 추석 성수기 사과(홍로)의 평균도매가격을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지난해 4만9000원~5만3000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추석 성수기 배(신고) 평균도매가격 역시 지난해 추석 성수기의 4만3000원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백화점들이 판매하는 추석청과선물세트의 가격이 아예 정해지지 못하는 진풍경도 나왔다.
롯데백화점은 12일부터 추석선물 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실시하면서 추석선물세트의 카탈로그에 청과선물세트는 '시세 기준'이라고만 표기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사과, 배와 같은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예년보다 10% 이상 상승한 가격을 표기해 판매하면서 망고와 멜론, 키위 등 그동안 선물세트 구성을 많이 하지 않았던 과일을 활용, 선물세트를 구성해 판매중이다.
주부 김현지(35ㆍ중구 유천동)씨는 “얼마전 추석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20%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를 것 같다”면서 “사과 한개, 배 한개로 차례상을 지내거나 수입산 위주로 차례상을 차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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