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
올해와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 그리고 폭우와 폭염이 한반도를 괴롭혔다. 작년 1월 4일 25.8㎝의 폭설은 1937년 이래 최대라는 기록을 세우며 서울을 마비시켰고, 올해 1월 16일 부산은 영하 12.8도로 96년 만의 한파가 몰아쳤다. 7월 27일 서울의 하루 폭우량 301.5㎜는 여러가지 신기록을 남겼다. 작년 8월 전국의 열대야 일수는 지난 10년간의 평균 열대야 일수보다 3배나 많은 9.2일에 달했다. 한반도는 빙하기에서 아열대를 오가는 이상기후 전시장이 된 것이다.
이러한 기상변화가 생기는 원인은 대기의 탄소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 홍수가 생기며, 온대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면서 열대성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가뭄과 사막화가 진행되는 등 생태계의 파괴가 일어나 그 재앙의 끝이 어디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환경론자들은 21세기에는 기후변화가 테러리즘보다 훨씬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에 탄소의 쓰임새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고대부터 사용된 숯의 기능을 극대화한 활성탄은 물과 공기를 정화하는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다. 탄소소재는 철과 같은 금속에 비해 강도는 몇 배 강하면서도 훨씬 가볍고 화학적 내성이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현재와 미래의 문명을 이끌어 갈 핵심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자연계에서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으로 포도당을 생성하고 동물은 이를 섭취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생명 순환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의 적당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온실효과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물과 함께 고체, 액체와 기체의 삼상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사용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고체 드라이아이스는 식품 냉동과 공업용으로 사용되며, 기체 이산화탄소는 탄산수를 만들어 사이다, 콜라를 탄생시켰고 조선소에서 용접용 가스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수술용 가스, 냉각제, 산화제, 소화제 등 그 사용 용도는 다양하며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주요 자원이다.
탄소는 이렇듯 잘 사용하면 자원이 되고 잘못 사용하면 공해 물질이 되어 큰 재앙을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2억t(2007년)으로 세계 9위에 해당하며 1990년 이후의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1위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 정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한 인자가 될 것이다.
탄소 정책의 방향으로 첫째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며,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탄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탄소는 신재생에너지의 변환 및 저장장치,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 수소 자동차 연료전지시스템의 핵심 소재가 된다. 또한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수송매체의 무게를 탄소소재를 이용하여 획기적으로 줄임에 따라 에너지 소비를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다. 둘째는 부득이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것이다. 연소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여 깊은 바다나 폐유정에 저장하기, 화학적 생물학적 고정이나 자연 광합성 확대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 실행해야 할 것이다.
탄소가 착한 얼굴을 가지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 탄소로 인한 기후변화의 대응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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