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10일 오후 7시30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맞붙는 태극전사들과의 평가전에 날을 세웠다.
일찌감치 총력전을 예고했다. 예상한 바다. 자케로니 감독은 이번 한일전에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주역인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를 비롯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인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와 주장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우치다 아쓰토(샬케 04) 등 유럽파 14명을 전원 호출했다. 최정예 멤버다.
다음달 2일 북한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C조 1차전을 대비해 베스트 11의 조직력을 점검함과 동시에 아시아 최강을 다투는 한국전 승리를 통해 자신감까지 챙겨낼 심산이다.
일단 분위기는 최상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과 나란히 16강에 진출한 일본 축구는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독일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미국을 제치고 남녀 아시아팀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FIFA 성인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올림픽 대표팀이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축구에 상당히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의 평가대로다.
반면 한국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조광래 감독이 구상 중이던 최강 전력에 구멍이 뚫린 상태다. 공격자원 3명이 무더기 이탈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는 지동원(선덜랜드)이 시즌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대표팀에서 제외됐으며, 이청용(볼턴)은 정강이 뼈 골절로 수술대에 올랐다. 손흥민(함부르크)은 몸살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더욱이 중앙 수비의 핵심이었던 홍정호(제주)는 승부조작과 관련한 검찰 조사 여파로 이번 한일전에서 빠졌다. 또 조광래호의 주장이자 대표팀의 최전방 주전 공격수인 박주영은 지난 5월 시즌 종료와 동시에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모나코와의 결별을 선언, 새 팀을 찾느라 두 달여간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정예 멤버를 준비시키고 있는 일본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감독은 “결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태극전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감은 역대 전적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일본 성인대표팀과의 맞대결에서 40승22무12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자케로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는 1무1패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10월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지난 1월 아시안컵 4강전에서는 2-2로 비겨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최근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터라 '이번 만큼은' 이라는 오기가 발동 중이다.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이용래(수원)는 “지난 1월 아시안컵 때는 내가 승부차기를 성공시키지 못해 승리를 놓쳤다”면서 “두 번째 한일전인 이번에는 정신적인 무장을 새로 해 반드시 설욕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기성용(셀틱) 역시 “한국선수들이 일본을 잘 알고 있고 한일전 역대 전적도 압도적으로 앞서있는 만큼 일본이 두렵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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