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비공식 MT '주의보'

보험가입 등 안돼 안전사고땐 보상길 없어

승합차가 추락해 충남대 무역학과 재학생 5명이 숨진 사고를 계기로 대학가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MT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학생끼리 간 MT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사고 발생 시 학교로부터 보상받을 길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학교 측이 주관하는 공식적인 행사에 대해서는 여행자보험 등에 가입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이 있는 학교에서 피해 보상할 수 있는 장치를 미리 마련해두기 위해서다.

A대학 학생복지팀 관계자는 “국토 대장정 등 학교 공식행사인 경우 학교 측에서 참가 학생들에게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고 있다”며 “통상 1명당 1000원 선으로 사망 시 최대 1억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도 “공식행사는 물론 예컨대 특정학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까지도 학교 측에서 차량 보험 가입 여부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상 문제뿐만 아니라 이같은 행사에는 반드시 교수 및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가 동행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학생끼리만 가는 MT의 경우 안전사고 발생 시 학교 측이 피해를 보상할 방법과 의무가 없다는 것이 지역 대학 측의 설명이다. 행사 주최 측이 아닌 관계로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충남대 무역학과 MT 역시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어서 사망자들은 개별적으로 가입한 보험 또는 렌터카 업체 보험 등을 통해서만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관계자는 “이번 MT는 학교는 물론 학과에서도 몰랐던 사안으로 학교 측이 공식적으로 피해 보상을 해 줄 길이 없다”며 “하지만, 장례식 비용 지불과 성금 모금 등을 통해서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충남대 무역학과 참변에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강릉으로 MT를 갔던 카이스트 재학생 1명이 메밀국수를 먹은 뒤 갑자기 숨지는 등 지역 내에서 비공식적인 MT로 인한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