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는 일부 학자들이 타진 중일 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실제로 도입 문제가 양성화된다면 심도 있는 정보를 토대로 연구 활용성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선 막대한 예산 대비 효용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잖아도 방사광가속기 관련 예산이 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 예산을 초과하고 있다. 구축 중인 대형 가속기까지 합쳐 가속기 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물론 과학벨트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는 테바트론과는 조성 목적과 가속하는 입자 종류부터 다르다. 하지만 테바트론을 제치고 강입자가속기(LHC)가 최대의 입자가속기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지 못한다. 지금도 벌려놓은 가속기 사업이 충분히 많다. 여력이 있으면 중이온가속기가 목표연도에 조성되도록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가속기는 과학기술의 향상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 계획 속에서 이뤄져야 할 사업이다. 향후 몇 년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 조성에 집중할 시기에 또다른 가속기까지 설치한다면 무리가 따른다. 테바트론의 부품을 해체해서 조립하는 비용만도 중이온가속기 2~4개를 조성할 수 있는 막대한 비용이다.
돌아보면 과학벨트에 중이온가속기가 선정된 것도 포항 방사광가속기와의 중복 투자 우려 때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테바트론 가속기 도입에 앞서 반드시 따져볼 것이 있다. 국가전략상 중요성과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 산업경제 파급효과 외에도 지금 반드시 필요한가 하는 연구 효율성이다. 세계 과학계의 흐름에 주목하면서 전문적 검토를 거친 후 속도 조절을 함이 타당하다.
가속기 논란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과학벨트 가속기 사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획기적 연구성과는 LHC 쪽에서 나올 전망인데 한 시대를 풍미한 테바트론 가속기를 꼭 유치할 당위성이 있는지도 기준이다. 가속기 사업은 우리가 감당 가능한 규모여야 한다. 특히 과학벨트의 중이온가속기 설치에 지장이 없는지가 보다 중요한 기준일 수밖에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