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10시께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라암도 앞 해상에 설치한 가로×세로 17m급 가두리 양식장 2개와 인근에서 계류 중인 소형선박 3척이 강한 바람에 휩쓸렸다. 태안해경이 이곳에서 6마일 떨어진 서산시 간월도에서 휩쓸려 온 양식장과 선박을 발견, 표류하지 않도록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태안해경] |
8일 대전기상청에 따르면 '무이파'는 이날 오전 충남 서해안을 따라 오후 4시께 백령도 북북서쪽 약 90㎞ 해상으로 빠져나가 중국 요동반도 방면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전 충남 곳곳에 내려졌던 태풍특보도 이날 오후 대부분 해제됐다.
태풍이 충남 서해안을 지날 당시인 낮 12시 48분께 서산의 순간 최대풍속은 24.3m/s, 보령은 20.9m/s로 관측됐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순간 최대풍속이 20~24m/s 가량이면 가옥이 부분 파손되고 기왓장이 벗겨지고 굴뚝이 넘어질 정도의 위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해상 파고는 태안군 신진도 부근에서 최대 6.8m까지 보였으며, 앞바다 3~6m, 먼바다 4~7m로 관측됐다.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도 내렸다.
지난 7일 밤부터 8일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금산 71㎜, 보령 51㎜, 대전 50㎜, 천안 47.5㎜, 서산 34㎜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강력한 태풍으로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충남도와 태안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께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항 내에 정박 중인 3.64t급 어선이 높은 파도에 의해 선미가 바닷물에 잠겼다. 해경 등은 크레인을 동원, 인양 조치를 하고 있다.
당진에서도 송악면 한진 포구와 석문면 도비도항, 석문면 왜목항 등지에서 선박 3척에 물이 들어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10시께에는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라암도 앞 해상에 설치한 가로×세로 17m급 가두리 양식장 2개와 인근에서 계류 중인 소형선박 3척이 강한 바람에 휩쓸렸다.
태안해경은 5시간 뒤인 오후 3시께 이곳에서 6마일 떨어진 서산시 간월도 인근에서 양식장과 선박을 발견 표류하지 않도록 긴급 조치했다.
보령에서는 선착장과 버스승강장이 파괴되기도 했다. 오천면 삽시도에서는 선착장 40m가량이 높은 파도에 유실됐으며, 원산도에서는 버스승강장 지붕이 강풍에 날아갔다.
가로수 전도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께 태안군 근흥면 지방도에서 가로수 1그루가 넘어지는 등 도내에서 13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져 행정 당국이 긴급복구에 나섰다.
대전에서는 전봇대가 쓰러져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7일 오후 9시 4분께 동구 용운동 모 교회철탑이 쓰러져 인근 340세대의 전력공급이 2시간여 동안 중단됐다. 비슷한 시각 동구 세천동에서는 도로 주변 가로수가 쓰러져 21세대가 4시간 가까이 정전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같은날 오후 9시께에는 이와 함께 서구 둔산동과 도마동에서 건물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광고탑이 쓰러지기도 했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충청지역을 빠져나갔지만 9일에도 대기 불안정으로 지역에 따라 5~40㎜ 가량의 비가 더 내리겠다”며 “시설물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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