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무주에서 승합차 교통사고로 숨진 충남대 무역학과 재학생들의 합동분향소가 8일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죽은 놈보고 뭐라 하겠어…. 아들 하나 있었는데 그저 안됐을 뿐이지….”
8일 전북 무주에서 승합차 교통사고로 숨진 충남대 무역학과 재학생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이번 사고로 세상을 등진 고 강원직(27)씨 부친(56)은 외아들을 잃은 충격에 차마 입을 뗄 기운도 없어 보였다.
'아버지'라고 외치며 금방이라도 자신의 품으로 달려올 것 같은 아들을 잃은 충격 탓에 강씨의 두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강씨는 “원직이는 참으로 착한 아이였다”며 “고향 진주에서 대전으로 유학가서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보태며 공부했다”고 생전 성실했던 아들 모습을 떠올렸다. 이어 “사고 소식을 듣고 원직이 엄마는 쓰러져 지금 병원 응급실에 누워있다”며 “얼마 전 아들과 전화통화에서 조만간 고향에 내려가겠다고 한 말이 마지막이 됐다”며 오열했다.
고 박수진(20·여)씨의 유가족 및 친지들도 박씨의 빈소를 지키며 내내 침통한 모습이었다. 사촌언니(25)는 빈소 앞에서 지인들과 전화통화를 하며 “우리 수진이 불쌍해서 어떻게…”라며 울부짖었다.
그녀는 “수진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독서실을 다니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고 너무 심성이 고왔다”며 “MT를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좋아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사촌 동생의 명복을 빌었다. 그녀는 이어 “무역학과를 나와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게 수진이의 꿈이었는데 이제 어떻게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고 임재무(20)씨 빈소에도 유가족 및 친지들의 슬픔으로 가득했다.
임씨가 자신의 생질이라는 한 친인척은 “갑자기 연락을 받고 조문을 왔다”며 “지금도 사고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며 생질을 애도했다.
이밖에 고 김진환(27)씨, 김수홍(24)씨 빈소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지점인 전북 무주군 적상면 구천터널 인근 49번 지방도로에 대한 보수공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구불구불하고 내리막인 도로가 위험한 상황으로 방치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행정당국 등이 신속히 도로 보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5명의 과 선후배들을 한꺼번에 잃은 충남대 무역학과 재학생 100여 명도 이날 온종일 침통한 모습으로 빈소를 지켰다. 한 재학생은 “강의실과 캠퍼스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생활했던 고인들의 모습이 아른거려 너무나 괴롭다”며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나중에 꼭 다시 만났으면 한다”고 애도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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