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그동안 어느 산촌지역의 특산물 정도로만 여겨져 오던 금산인삼이 드디어 국가적 브랜드반열에 올라 인류의 핵심가치인 '건강한 삶'의 양식으로 당당하게 국제무대에 주빈자격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금산의 영광, 충남의 자랑, 한국의 기회다. 인삼은 본래 궁중황실에서 탕재(湯材)로 쓰던 귀한 영약이었다. 때문에 변천을 거듭해 온 국가사직에 따라 엄격한 제도 속에서 특별하게 관리돼왔다. 근세 기록만 보아도 구한말 황실의 비자금 마련을 위해 전매제도가 시행됐고, 특히 일제 식민치하에서는 민족수탈의 전략상품으로 엄격하게 규제 당하기도 했다. 해방 후에도 전매국(專賣局) 염삼과(鹽蔘課)로 시작하여 계속 재무부산하 조직편제 속에서 국가재원조달 수단으로 전매제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어찌 보면 인삼은 권력의 비호를 받아 영화를 누렸고, 또 반대로 생각하면 하루도 편할 날 없이 규제 속에 묶여 불행한 세월을 살아온 농작물이다. 돈 많은 부유층의 보신용으로 귀한 몸 행세도 했지만, 허구한 날 감시의 눈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뜻있는 몇 명의 금산 군민대표들이 모여 '인삼악법 철폐운동'으로 급기야는 전매법을 없애고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오늘의 '금산 인삼산업진흥'의 발판이 됐다.
조직위원회는 세계인삼엑스포 개최로 얻어지는 충남도내 경제적 효과만도 1조원 이상을 추산하고 있다. ▲직접생산유발효과 67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700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9000명을 계상한 수치다. 또 국내외 관광객 유치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 및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경제도약의 기반 마련 등 지역사회 발전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있으며,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자긍심 고취로 화합분위기 조성에도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금산에는 2656호 농가가 982㏊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충남 전체재배농가 4950호의 54%이며, 전국재배농가 2만3300호의 11.4%에 해당한다. 특히 금산은 전국인삼의 집산지로 70%가 금산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금산은 전체면적의 72%가 산림지로 기후, 토양 모두가 천혜의 적지다. 금산인삼은 예로부터 약리적 효능이 탁월하다는 사실이 이미 학술적 임상실험결과로 인정되어 고려인삼을 대표했고, 또 중요한 외교수단과 교역상품으로 세계시장에서 한국을 알려온 상징상품이다.
이해득실과 직결된 금산세계인삼엑스포의 주인공은 금산 군민들이다. 생산과 판매도 중요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또는 국내 방방곡곡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보여줄 금산의 이미지는 더욱 중요하다. 정직한 상품과 정직한 가격은 물론이고, 친절한 마음과 서로 소통하는 인정이 필요하다. 금산의 인삼산업은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이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걸맞는 지혜가 필요하다. 외지인들이 다시 찾고 싶도록 마음으로 주고받는 믿음이 바로 경쟁력이다. 금산(錦山) 사람들의 비단 같은 마음은 세계로 비상하는 금산(金山)인삼의 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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