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출강하는 구 씨에게 이 주식은 절대 적지 않은 자산이다. 지난해부터 다소 걱정스러웠던 낙폭도 있었지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주식 폭락으로 나흘 만에 30% 가까운 투자금을 잃었다. 시장 불안 요인과 전망 소식이 계속되면서 이마저도 팔아야 하는지 고심 중이다.
구씨는 “여유자금이 있으면 충분히 버틸 수 있겠지만, 무작정 지켜보기에는 부담이 커 고민”이라고 말했다.
#. 사례2=2000만원 상당의 시중은행 주식을 보유한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인 최모(45)씨.
고향 선배를 통해 주식을 산 후 적지만 재미도 쏠쏠히 봤다. 나흘만의 사태를 겪으면서 투자금 손실이 만만치않아 선배에게 매도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오히려 매수할 생각이 없는냐라는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현재 보유한 주식이나, 다른 업종의 주식이 폭락한 만큼,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최씨는 “폭락사태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선배의 조언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요동치는 금융시장만큼이나 소액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발 악재로 코스피지수 나흘 만에 228.56포인트(10.52%) 폭락했기 때문이다. 2000선이 붕괴되면서, 128조5835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개미들이 매수와 매도를 놓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2018.47)보다 74.72포인트(3.70%) 하락한 1943.75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15일(1923.92p)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수는 한때 1920.67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1일 2172.31로 장을 마친 코스피는 2~4일 2%대의 폭으로 급락한 데 이어 지난 5일 3.70% 폭락했다. 나흘간 무려 10% 넘게 하락하며 228.56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하나대투 서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비롯한 외부의 대형 악재”라며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주식시장에 어떤 충격파로 작용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휴일임에도, 증권사 담당자들에게 문의가 빗발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식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에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이 넘쳐날 정도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단기간 지수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있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비롯한 대외 경제지표와 해당 국가의 정책 등 국제 경제를 좌우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대전지점 관계자는 “미국발 악재는 물론,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 등 세계적인 금융위기 우려가 있지만, 1900선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국가들의 대책들이 속속 발표되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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