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예산 쥐락펴락 '권한 막강'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인사·예산 쥐락펴락 '권한 막강'

1년 예산 수천억 서구보다 많아… 3~6년 임기 자리싸움 치열 ●출연연 원장공모 투서 난무 '왜'

  • 승인 2011-08-07 15:46
  • 신문게재 2011-08-08 3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정부 출연연의 기관장 공모를 놓고 몸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출연연 원장에 '목숨'을 거는 이면에는 막강한 인사권과 예산 집행권을 적게는 3년간 많게는 6년 이상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대덕특구내 A 출연연 원장 연봉은 1억3300여만원에 이르고, 이 기관의 직원은 정규직만 해도 1988명, 비정규직 489명 등 모두 25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올해 예산만 해도 정부 출연금 389억원, 자체 수입 5609억원 등 모두 5998억여원에 이르고 있다.

이 정도의 예산이면 중부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초자지단체인 대전 서구의 한 해 예산(3500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이나 많은 수치다.

서구에 거주하는 인구는 50만명이다.

직원 수도 서구청 직원 800여명에 비교하면 A 출연연 직원수는 비정규직을 포함해서 3배가 넘을 정도다.

단순 비교를 통해서 기관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예산과 인력 운용에 있어서는 지방자치단체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임기도 통상 3년이지만 상당수 출연연 원장은 연임을 하고 있어 6년간 조직의 수장을 맡을 수도 있다.

또, 출연연 고위 연구원의 정년이 61세로 줄었지만 원장직을 맡을 경우에는 정년이 연장되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면 출연연 원장들은 어떻게 되는가.

기관장 공모에는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들 모두 응할 수 있다.

내부에선 암투가 심할 수밖에 없다.

각 연구 영역별로 편이 갈리는게 일반적 양상이다.

해당 분야에 근무했던 원장 후보가 기관장이 돼야 연구예산 편성이나 조직개편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기관장 응모철만 되면 투서가 난무하고 있다.

외부에서 응모한 인사들에 대해선 그들의 핸디캡을 잘 알 수 없어 견제가 힘들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의 싸움은 말 그대로 이전투구에 가깝다.

연구원뿐만 아니라 행정원들도 기관장 공모전에 가세해 사생 결단에 가까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임기 원장때 인사에 불이익을 당했던 연구원들이나 행정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쥐고 있던 '살생부'를 만들어 수사 당국에 흘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확실한 내부 문서이기 때문에 웬만한 출연연 인사들은 중도에 기관장 공모를 포기하는 사례도 허다하다는 게 출연연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정치권과의 교감도 공직선거를 방불케 하고 있다.

대덕특구내 기관장 공모는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출연연 소식통들은 이는 형식에 그치고 대부분 내정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최근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공모가 한 차례 연기된 이유도 사전 내정설이 불거져 공모 자체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기관장 공모를 위해선 내부 싸움에서 이기고 대외적으로 든든한 정치적 후원자가 있어야 한다는 게 출연연 내부의 정설”이라며 “마치 선출직 공무원들의 선거를 보는 듯해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