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걸친 60년史 앵글속 오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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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전쟁 포화 속 터 잡아 '中都와 동갑내기' 간첩으로 오인 곤욕도… 디지털시대 발맞추려 노력

  • 승인 2011-08-07 15:16
  • 신문게재 2011-08-08 2면
  • 이은미 기자이은미 기자
[중도 60년 희망 60인 릴레이 인터뷰] 5. '서울사진관' 정규천 대표

▲ 아버지의 대를 이어 '서울 사진관' 60년 역사를 함께 해 온 정규천 대표. 흑백사진 시절부터 컬러사진,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서울 사진관'의 역사는 정규천 대표의 인생여정과도 같다./사진=김상구 기자
▲ 아버지의 대를 이어 '서울 사진관' 60년 역사를 함께 해 온 정규천 대표. 흑백사진 시절부터 컬러사진,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서울 사진관'의 역사는 정규천 대표의 인생여정과도 같다./사진=김상구 기자
대전시 중구 대흥동 469번지. 중구청 맞은 편 건물 2층에 60년 세월을 간직한 오래된 사진관이 있다. 2대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규천(62) 대표에게 '서울사진관'의 60년 역사를 들어봤다.

대흥동에 '서울사진관'이 자리를 잡은 것은 전쟁의 포화가 빗발치던 1951년 3월. 공주시 계룡면 출신인 정 대표의 아버지 정한섭씨가 서울서 사진관을 하다 대전으로 피란을 온 것이었다.

전쟁 중에 사진관을 열었기에 상황은 열악했지만, 정 대표가 회상하는 아버지는 학교 졸업앨범 작업을 하실 때 지금의 정 대표도 따라하지 못할 만큼 완벽하게 일을 해내던 분이셨다.

그런 아버지의 후임으로 일찍부터 낙점된 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예술적인 끼가 다분했다. 대전고 시절, 학생 사진 공모전에 입상한 적이 있으며, 판화전에 작품을 출품해 수상한 적도 있었다.

아들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의 권유로 정 대표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사진을 전공으로 택했고,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사진을 배운 후 군복무를 마치고 바로 아버지가 일하는 '서울 사진관'에서 일을 하게 됐다.

하지만 젊은 패기로 가득했던 정 대표는 비좁은 사진관에서 바닥청소부터 다시 배우는 것이 마뜩잖았다. 사진작가나 기자가 되고 싶어 작품 사진을 찍겠다며 무작정 시골로 들어가기도 했고, 낯선 사람의 출현을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간첩으로 신고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렇게 방황의 시절을 보내고 사진관으로 돌아온 정 대표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 아버지와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 깨달았다고 한다.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것이 자신의 길임을.

15년 전 작고한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서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 대표는 세상이 변해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사진관 운영도 많이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사진관은 물론이고 필름 현상소도 사라지고 있는 요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인화를 하는 사람도 줄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고, 사진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설레던 옛날의 감성을 아는 사람이 줄어들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정 대표는 아버지의 뒤를 잇는다는 사명감으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끝까지 '서울 사진관'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서울 사진관'의 60년 역사와 함께 해 온 중도일보의 창간 60주년을 축하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 정 대표의 미소 속에 '서울 사진관'의 미래가 담겨 있는 듯 하다./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정규천 대표는?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초대 이사장 정희섭씨가 큰아버지, ‘서울사진관’을 세운 정한섭씨가 아버지인 ‘사진 가족’의 맥을 잇고 있는 정대표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사진 중흥기를 몸소 체험한 인물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전고, 대전여중 등 학교 졸업앨범을 여전히 맡고 있는 정대표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 하면서 사진 속 예술혼은 많이 사라졌지만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흐름에 발맞추면서 ‘서울 사진관’의 역사를 일궈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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