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노상]음악을 사랑하는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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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노상]음악을 사랑하는 지도자

[문화초대석]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승인 2011-08-07 13:14
  • 신문게재 2011-08-08 20면
  • 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대통령이 되면서 또 그 나라 헤비급 권투 챔피언이 된 특이하고 재미있는 이력의 소유자가 있다. 그 사람은 1970년대 아프리카 우간다의 역사에 남을 폭군 중의 한 명인 독재자 이디 아민이라는 대통령이다. 이스라엘 항공기 납치사건 엔테베작전 때 허풍 떤 그의 행동과 무자비한 그의 일대기가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아민 대통령의 광적인 면과 잔혹함 때문에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8년 동안 공포정치로 국가를 휘어잡으며 정치적 탄압은 물론 자기의 뜻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숙청하고 70만 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국민을 살육도 마다하지 않은 엽기적인 그의 권력 앞에 어떠한 힘도 그에게 도전할 용기 있는 권투선수도 당연히 없었을 것이며 승리를 함과 동시에 사형을 당했을 것이다. 이런 절대적 권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대하여 세계는 그를 비판했고, 당대 헤비급 권투 세계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는 그를 비꼬듯이 그에게 도전장을 보낸 웃지 못할 일도 문득 떠오른다.

만일 이 경기가 이루어졌다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고 독재자 아민 대통령은 우간다국민들과 세계의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아마 1회전도 넘기기 전에 알리의 KO펀치에 쓰러질 것이 자명했을 것이다.

국민들의 반기로 결국 8년의 독재 권력에서 쫓겨난 아민 대통령은 국민들의 뜻에 의해 처참하게 처형되고 말았다. 힘의 지배는 오래가지 못하며 그들의 끝은 항상 비참하게 마무리되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본다.

이와 반대되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다.

외국 순방을 하고 예정보다 늦게 귀국하게 된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 총리는 공항에 연착한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기자회견도 마다한 채 녹음실로 달려갔다.

기자들이 그의 뒤를 따라 쫓아가보니 이미 스케줄이 잡혀 있는 레코드회사인 도이취 그라마폰이었다. 이유는 피아노 연주에 능했던 슈미트총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프 에센 바하와 함께 예정되어 있던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레코드 녹음을 위해서였다. 슈미트총리의 피아노 수준을 말하기에 앞서 음악을 사랑하는 총리라는 이유와 국민들의 호기심으로 그 디스크는 그가 총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국민들이 아끼는 베스트셀러 디스크가 되었다. 그는 국민들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온 것이다. 과연 두 최고 권력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폴란드의 초대 총리이기도 한 파데레프스키 전 대통령은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영국의 히드총리 역시 퇴임 후 지휘자로서 여러 해 활동을 했다. 그 외에 수많은 정치인이 음악을 사랑하며 정치를 해왔다.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지도자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시기는 그 대상이 국가 또는 시 혹은 작은 마을이 될지라도 그 지역은 마르지 않는 우물이 있는 것과 같다. 독일이 통일될 때 동독의 호네커 총리 추방운동을 비롯하여 동독의 민주화에 앞장선 당시 동독에 있는 라이프치히 교향악단의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를 동서독일 국민들은 내각제 대통령이긴 하지만 후보 1순위로 추대되어 마주어를 대통령이 되길 진정 원하였다.

그러나 지휘자 마주어는 그러한 제안을 거부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으로 자기가 지금까지 활동해온 라이프치히 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남아 있겠다고 발표하였다.

모두에게도 권력과 물질보다 정신적 풍족함 역시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길 바라며 예술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겐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이 세상을 밝히는 이끌어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마른 사막에 오아시스가 그 값어치를 더하듯 어려운 여건과 환경에 있을수록 문화 예술은 더욱 중요함이 발휘 되어야 함을 우리 예술인들은 물론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깊이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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