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문화원에 대흥동주민센터를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 주민들이 문화원 주변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나서 주민과 문화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을 비롯해 중구문화원 주변에 대흥동주민대표와 새마을협의회, 바르게살기위원회 등 주민단체이름으로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현수막에는 '주차장 하나 없는 낡고·노후된 대흥동주민센터, 중구문화원으로 이전이 최선입니다'와 '대흥동주민센터 중구문화원으로 이전! 주민서명운동 전개, 주민의 힘으로! 대흥동 청사이전!'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현수막은 지난달 29일 처음 설치됐는데 당일 불법현수막 민원이 제기돼 중구청에서 철거했다가 4일 재설치됐다.
대흥동주민센터를 중구문화원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주민센터 건물이 낡고 좁아 주민들이 신축을 요구해오다 비용 문제로 매번 어렵게 되자 차선책으로 지난 6뤌 15일에 중구청장에게 문화원 건물로 이전해달라고 건의했으며 7월 13일에는 대표단을 구성 문화원을 방문해 타당성 설명과 협조를 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원 측은 문화 공간 축소와 문화원 활동 제약 등을 우려해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이전 불가 입장을 주민들에게 밝혔다.
현재는 중구청에서 뚜렷한 해결방안 제시하지 못하면서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2달간 구청에서 답변이 없자 대흥동 주민들은 5000여세대에 서명을 받아 재건의를 하기로 하면서 현수막을 제작, 문화원 주변에 설치했다.
최학복 대흥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현수막은 재건의를 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홍보 목적으로 설치했다"며 "이번주 내로 대흥동 모든 세대에게 서명을 받아 대전시청과 대전시의회, 중구청, 중구의회 등에 재건의 할 예정이며 앞으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중구문화원은 문화원 주변에 현수막이 설치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중구문화원 관계자는 "처음 설치된 현수막은 다행히 당일에 철거가 됐는데 이번에는 바로 철거가 되지 않아 걱정"이라며 "구청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시간만 지속되고 있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문화원은 5일 비상총회를 소집해 앞으로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런 상황이 두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중구청은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불법 현수막 단속만 나서고 있어 해결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