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청년실업 '신불자' 부추겨

  • 경제/과학
  • 금융/증권

등록금·청년실업 '신불자' 부추겨

생활비·돌려막기 등 용도 다양… 금감원, 저금리 학자금 대출 유도 방침 ●'빚더미 대학생' 증가… 원인·대책은

  • 승인 2011-08-04 18:18
  • 신문게재 2011-08-05 3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부업체 대출과 연체율 증가는 비싼 등록금과 청년실업과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부모와 대학생이 땀 흘려 일을 해도 모자라는 게 현재 대학의 등록금이다.

학자금 대출도 모자라,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내밀어야 학자금과 생활비를 겨우 마련할 수 있는 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현실이다.

오랜 취업 전쟁에 시달리고 있지만, 매번 고지를 앞두고 좌절하는 등 청년실업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재학 시절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회에 첫발을 딛기 전부터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게 현주소다.

▲대출규모와 연체율 급증=금감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현실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올 들어 6월 말까지,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대학생은 4만794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7.2%가 증가했다.

대출금도 40.4%나 늘어 모두 794억6000만원에 달했다.

대출 규모만큼이나 연체율도 급증했다.

원리금을 갚지 못해 연체된 대출금은 118억1000만원이나 됐다.

77.5%가 늘어, 전체 대부업체의 연체율의 두 배인 14.9%나 됐다.

5만여명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미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찍힐 위기에 처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더 우려스러운 건 이번 조사 대상 대부업체는 모두 대형업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소액대출을 취급하는 소규모 대부업체까지 조사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몇 십만원 등 소액 대출을 받기 위해 전단이나, 휴대전화 광고 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전모(23)씨는 “액수가 큰 학자금 대출도 있지만, 생활비나 유흥비 등 액수가 적은 금액도 대출받는 학생들도 상당하다”며 “처음에는 소액이지만, 아르바이트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 파산 사태=대학생 파산이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2007년 3785명에서 2010년 2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원리금을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개인워크아웃을 상담한 20대 신용불량자도 2005년 이후 8만4227명에 이른다.

대학생의 대부업체 대출이 늘어나는 건 천정부지로 솟는 대학 등록금이 일차적인 문제다.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찾은 학생들이 빌린 돈은 1년 새 251억5000만원에서 336억8000만원으로 34% 늘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반값 등록금' 운동이 일어났지만, 반응한 대학은 거의 없다.

대전과 충남지역 대학 역시 등록금 인하보다는 장학금 확대라는 편법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러다 보니, 대출받은 돈을 갚기 위해 또다시 돈을 빌리는 차환대출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대책=금감원은 대부업체를 이용한 이들 대학생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장학재단의 연 4.9%의 저금리 학자금대출로 유도할 방침이다.

또 대학생 대상 대출을 자제하고 돈을 갚지 못한다는 이유로 부모 등 제3자의 대위변제(다른 사람이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를 강요하지 말도록 대부업체 240곳에 지도공문을 보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