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이틀만에 106.05포인트(4.49%) 급락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미국발 충격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 등으로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날 51.04포인트 내린 데 이어, 이날도 55.01포인트 내린 2066.26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이틀간 59조원이나 사라진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166조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30조원 가까운 금액이 증발했다.
지난 1일 시가총액이 1225조74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틀간 모두 59조6550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박원일 교보증권 대전지점 차장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과 진단이 복잡해지면서 저가매수를 기다렸던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무려 788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틀간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1조1590억원이다. 국내 주식을 본격 매도하기 시작한 지난달 12일 이후 내놓은 규모가 2조7565억원에 달했다.
업종별로 의료정밀(-4.93%)과 운수장비(-4.11%), 건설(3.63%), 증권(-3.35%), 기계(-3.09%) 등이 3% 넘게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반면 운수창고(-0.68%), 의약품(-1.04%), 통신(-1.15%), 종이목재(-1.19%) 등은 선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60원(0.91%) 오른 1060.40원에 마감했다.
미국의 부채 한도 증액 합의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완화됐지만 더블딥 공포가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이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각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국내시장은 미 증시와 달러화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물론, 머지않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재훈 삼성증권 대전지점 대리는 “더블딥 우려가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며 “예상보다 미국 지표가 나쁘게 나와 부정적 시각이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연 하나대투증권 서부지역본부 차장은 “경기 둔화 우려가 지나치게 부각된 측면이 있고,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커 미국 증시가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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