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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떠난다

대전산단 대체부지 답보·땅값 부담 삼영기계 등 중견기업 탈대전 잇따라

  • 승인 2011-08-02 18:28
  • 신문게재 2011-08-03 1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대전을 대표하는 중견기업들의 '탈대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전의 비싼 땅값 등을 이유로 공장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대전을 불가피하게 떠나고 있는 것이다.

2일 대전시 및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시는 대전산업단지 재정비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말까지 대체 산업단지 부지를 확정하려 했으나, 작년 정부(국토해양부)의 예산지원이 불투명해지면서 대체 부지 선정이 답보 상태에 그치고 있다.

대전산단의 재정비 사업은 지난 3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으로 향후 사업의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한때 산업단지 대체부지가 확정되기만을 '학수고대'했던 대전의 제조업체들은 공장시설 확장을 이유로 대전을 벗어나 인근 지역으로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우선 대전산업단지의 대표기업 삼영기계(주)의 경우 대전산단 재정비 사업에 맞춰 공주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공주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월미농공단지 일원의 토지를 매입한 삼영기계는 이르면 이달 말께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신축공장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논산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삼영기계는 대전과 공주 등 3공장 체제를 유지하면서, 향후 대전공장을 공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산업단지 내 향토기업인 미래생활(주)과 (주)라이온켐텍도 대전 인근에 신축공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 미래생활은 충북 청원에 공장부지를 매입해 지난봄 착공을 시작한 상태로, 올해 안으로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원공장이 완공되면 현 대전공장의 3배 규모가 된다.

미래생활은 2000년 설립 이후 화장지 및 각종 위생지 생산에 매진해 왔으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대전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라이온켐텍도 대전 인근 지역에 신축공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온켐텍 측은 “대전이 부지 매입 비용이 비싸, 대전과 가까운 인근지역에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전에서는 (주)진미식품을 비롯해 (주)장충동왕족발, 길산스틸(주), (주)맥스, (주)동양강철, 영보화학(주) 등 중견기업들이 이미 대전을 떠났거나, 충남·북에 신축공장을 조성 또는 계획하고 있다.

대덕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대표 A씨는 “현재 대전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저렴한 토지를 찾아나서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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