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수많은 변수와의 싸움”

“예보는 수많은 변수와의 싸움”

슈퍼컴만으로는 '100% 적중' 기대 어려워 신뢰도 지적에 아쉬움… 그래도 사명감 커

  • 승인 2011-08-02 17:56
  • 신문게재 2011-08-03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이경태 기자의 세상 돋보기- 대전기상청 예보관]

▲ 김진석 대전기상청 예보관이 2일 현재 중국 상하이로 북서진해 한반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제9호 태풍 무이파(MUIFA)의 예상 이동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 김진석 대전기상청 예보관이 2일 현재 중국 상하이로 북서진해 한반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제9호 태풍 무이파(MUIFA)의 예상 이동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2일 오전 대전지방기상청 예보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제9호 태풍 무이파(MUIFA)의 예상 진로를 표시하는 상황 모니터를 바라보는 김진석 대전기상청 예보관의 눈길이 매섭다. 15분 단위로 방향을 살피는 상황모니터와 슈퍼컴에서 나온 자료 등을 통해 태풍의 이동경로를 예상해보지만 아직은 태풍의 경로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수십년 전과 달리, 기상을 180도 바꿔버리는 변수가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으로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미리 찾아내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수십가지에 달하는 자료를 분석하는데 따르는 피로감을 잊고 산다.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기상 예보에 집중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낮은 수준이다. 기상 예보가 빗나갈 때마다 비싼 값에 들여놓았다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예보관들만 손가락질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실상 슈퍼컴만으로는 완벽한 예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겉보기와 달리 예보과정은 그리 간단치않다. 대전지방기상청의 경우 4개팀으로 나눠 기상예보를 맡고 있다. 예보관들은 오전 8시~오후 8시, 오후 8시~이튿날 오전 8시를 교대로 근무를 하며 한시도 예보실에서 떠날 수가 없다.

예보하기 전 먼저 한반도 인근에 해당하는 육상관측소 623개소, 해양관측소 19개소(부이, 관측선 등), 고층 관측소 27개소(기구, 기상레이더) 등 모두 669개소의 관측소에서 관측정보가 수집된다. 이 정보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관측된 자료 등이 모두 슈퍼컴퓨터에서 계산된다.

이같은 계산과정을 통해 슈퍼컴퓨터는 지상일기도, 상층일기도, 보조일기도 등 70여종에 달하는 일기도를 산출해낸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 이같은 자료를 토대로 예보관들은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통해 최상의 예상일기도를 선택한다. 특히 산출되는 모델은 전지구 모델을 비롯해 2개의 지역 모델로 구성되지만 오차가 발생해 예보관들은 이들 자료간 오차 범위를 줄이기 위한 반복적인 일기도 선택작업을 거친 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상 예보가 보도되지만 일부는 실제 기상변화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나 예보관들의 예보능력을 의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예보관들은 실제와 다른 기상 예보를 탓하기 전에 예보를 뒤바꿔놓는 환경적인 변수가 산재한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달라고 당부한다.

이덕배 예보관은 “슈퍼컴 등을 통한 수치예보 모델 역시 지형, 구름 생성, 태양복사 전달과정 등의 변수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남한의 관측소가 북한보다 20여배가 많아 관측지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해양관측소는 육상의 1.6%에 지나지 않아 나머지 기점은 인위적인 입력값을 넣어야 예측값을 산출할 수가 있다”고 그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실과 일치할 수 없는 예측모델의 한계와 관측소 부족에 따른 수치의 부정확성 등을 극복하기 위해 예보실에서는 실시간 수직 풍향도, 레이더 자료 등 각종 자료가 종합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하창환 대전기상청 예보과장은 “하늘을 바라보고 날씨를 예측한다는 '관전망기'라는 옛말이 지금은 의미가 없게 됐다”며 “각종 환경변수가 정확한 기상 예보를 가로막기는 하지만 자연재해로 인명피해를 대비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예보관이라는 직업은 인류 최후에까지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