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풍수사상이라 하면 묘자리를 잘써서 후세가 잘 되기를 바라는 종교적인 관점으로 어떤 경우에는 미신으로까지 치부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풍수사상은 묘자리 보다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터전에 대한 선조들의 가르침으로 눈여겨 보아야 한다.
풍수사상은 장풍득수(臧風得水)라 하여 우리 생활에 가장 영향을 주고 있는 바람과 물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이다. 즉, 찬바람과 센바람을 어떻게 피하고 좋은 바람은 어떻게 맞을 것인가? 큰물은 어떻게 피하면서 물을 잘 활용할 것인가? 지형지세를 잘 활용하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산과 들에서 바람과 물을 어떻게 피하거나 막아 잘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은 지금도 등산객이나 여행객들에게 필수적인 지식이 되고 있다.
살림터, 즉 집터를 잡는데 산이 뒤쪽에서 집을 감싸주어서 찬바람이나 거센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자리여야 하고 앞에는 물이 있고 농사터가 있어서 먹고 살기에 좋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가르침이다. 아울러 산꼭대기나 비탈진 곳, 산을 깎아내려 터를 닦은 곳, 물길이 나있는 계곡이나 옆땅, 습지 등은 피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이런 곳은 조금만 많은 비가 와도 산사태나 물난리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건축, 토목기술이 발달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선조들의 가르침에 한번쯤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선조들의 가르침에 조금이라도 충실한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슬기로운 대처를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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