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봉]비만증에 걸린 둔산 VS 쇠약해진 원도심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유제봉]비만증에 걸린 둔산 VS 쇠약해진 원도심

[시사에세이]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승인 2011-08-01 14:10
  • 신문게재 2011-08-02 20면
  • 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대전시 둔산동을 비롯한 월평동, 탄방동, 삼천동을 일컬어 속칭 둔산권이라 부른다. 이 둔산권은 원도심에 위치해 있던 사회, 문화, 교육 등 온갖 관련 기관단체들이 쓰나미 현상처럼 몰려가 신도시로 형성되어졌고,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주민의 주거 및 상권마저 덩달아 이동하게 돼 지금은 이 지역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듯 싶다. 너나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서다보니 예고된 결과가 아니겠는가. 결국 둔산권이 비만증에 걸려버린 원인이 된 셈이다. 도시계획이 과연 100년 대계차원에서 이루어졌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렇게 도시기능의 집중화, 편중화 현상으로 빚어진 부작용의 피해는 고스란히 옮겨진 쪽 시민이 떠안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아직도 몰락이 멈추지 않고 폐허처럼 변하고 있는 원도심의 현실이다. 중앙로 일대를 비롯한 대전역을 에워싸고 있는 삼성동, 중동, 원동 등과 충남도청 주변인 선화동일대는 아직도 낙후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그 중에서도 언제적 중동이었던가. 중동 10번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채 도태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후유증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유행병처럼 번진 둔산권 선호 욕구다. 둔산권에서 살아야 체면이 서고 사는 것처럼 산다는 인식이 팽배해져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에 쇼핑을 할 때나 병원을 고를 경우도 둔산권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면 내로라하는 명품매장이나 의료시설들이 원도심에서 신도시로 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다 둔산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교육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원도심의 명문고교가 신도시에 힘입은 고교에 밀려 일류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쪽방신세를 질 지언 정 둔산권에서 뿌리를 내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어처구니가 먹혀들어가서다. 속된 말로 무얼 해 먹고 살아도 그저 둔산권이어야 된다는, 무작정 상경식의 인식이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둔산권의 땅값은 천정 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은 혀를 내 두를 정도다. 한 예로 둔산권의 아파트 값이 분양당시 평당 200만 원대 미만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다섯 배가 오른 1000만원 대를 호가하고 있다. 아직도 이들 지역에 비해 반값도 채 안 되는 400만 원대를 밑돌고 있는 원도심 시민들로 하여금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게 한다.

이제 지겨운 둔산이란 넋두리가 나올 지경이다. 온갖 것이 다 몰려 있다 보니 그럴법한 일이다. 그래서 둔산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생존경쟁 의식이다.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요구되고 있다는 의미다.

으능정이 거리를 첨단 '엘이디(LED) 특화거리'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가 있다. 도시발전의 근간을 이루는 결정적인 방안은 미룬 채 화려한 거리조성만으로 원도심의 발전모색을 계획했다면 이는 다소 미흡한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주문하고 싶다.

아직도 버려진 채 외면당하고 있는 그늘진 곳 원 도심. 바로 그 원도심에 우리는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떤 면에서 한밭대전의 이름을 지켜왔던 이들 지역이 아니던가. 아무리 세태변화의 바람이라 할지라도 버려진 채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정책당국자로 하여금 시쳇말로 “앉은뱅이 잇 수 몰라서 못 가느냐?”라고 항변할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유만 앞세우지 말고 행정속성상 구청에서 광역시로, 국토해양부로 책임만 떠맡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는 우리 대전광역시 시민에게, 아니 우리 원도심 주민들에게 맡겨진 숙명이요 사명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걸림돌이 있는지부터 차근차근 밝히고 찾아서 해결해내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지역구 K의원으로 하여금 충남도청 활용방안 발표가 머지않았다는 긍정적인 언급에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어보며, 인간을 위한 도시, 생동하는 도시, 균형 잡힌 도시로서의 공간조성을 위한 근본적인 장기 발전계획을 담은 멋진 도시 건설을 위해 과감한 당국의 시행 결단이 있기를 촉구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