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홍 시인·갤러리예향관장 |
어제는 TV뉴스에 우면산 토사로 인한 서울 예술의 전당에 전시 중인 유명 명화가 토사에 묻힐 뻔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외국에서 빌려온 작품들의 가치는 물론 만약 염려하는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국가적인 위신의 실추가 벌어지는 일이라 아찔했다는 인터뷰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왜냐면 지금 지역에는 모네와 워홀 전시가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데 수장고나 전시 중인 작품관리 시스템을 꼼꼼하게 챙겨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서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모네와 워홀 사이의 다양한 작품들로 시대의 흐름을 읽기란 전문가들도 참 어렵다. 뿐만 아니라 모네와 워홀의 작품이 몇 작품인지 궁금해 가본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등은 색채에 있어서 빛을 중시하는 화가들이다. 워홀과의 관계 설정은 물론이고 그리고 전시 장소에 조명과 관객과의 거리 등을 생각할 때 보호대 등은 과연 전해지는 느낌들이 뭔가 약하다.
문화는 국가적인 자존심이다. 재난은 힘을 합하여 극복하면 되지만 문화는 복구되지 않는 민족적 정신이요 자긍심이다. 문화재나 미술품의 보존 능력이 이웃의 나라에 비하면 현저하게 인력과 기술이 부족하다. 예술가의 신용이 등급이 나오지 않는 나라, 예술가를 꿈꾸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들려주고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 국외의 비싼 임대료를 내고 들여오기 전에 일반 사람들에게 많은 이해를 돕는 강좌나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빌려왔지만, 후대에 새로운 창조적 에너지로서 충분히 또 다른 시너지를 만들고 우리 문화를 빌려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지금 필요한 소통이다.
여행을 가더라도 그 지역의 역사적 배경과 지역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풍습을 알면 훨씬 더 그 문화가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처럼 기념품은 그다음이다. 문화는 소프트웨어다. 한 나라 한지역의 문화가 기술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국민의 의식과 지역민들의 이해가 깊어야 한다. 물론 우리 민족의 하드웨어는 튼튼하다. 그것은 검증된 일이다. 그것을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기술적 디자인과 서비스 같은 경쟁력이 확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를 상품화하는 기술은 서양과의 이러한 교류를 통해 배우고 열과 성을 다해 문화예술 인력을 뽑고 육성해야 한다. 세계인의 이해를 돕는 문화적 상품가치를 높이려면 우리 것을 더 깊게 이해하는 다음 세대들의 문화의식이 필요하다.
뒤처진 문화의식은 이미 상품적 경쟁력을 잃는다. 바람직한 전통은 살려나가되, 부족한 경쟁력은 지원해야 한다. 즉 인력을 뽑으면 일할 환경을 만들고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후학을 지도하지 않은 무형문화재는 이미 단절되었다. 기술은 미래를 위해 특허를 확보하지만 문화는 계량화 되지 않은 유형, 무형의 유산이자 국가 브랜드다. 외규장각 도서를 보라. 태곳적부터 유전되어온 우리 피 속에 숨 쉬는 것 그것이 배고프면 후대도 배부를 수 없는 천형과도 같은 것 지금은 모르나 타인의 지배를 받을 때 비로소 아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자긍심이 클수록 더욱더 노력하지 않으면 약탈되고 부침을 겪는 것 그것이 바로 문화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누고 소통하지 않으면 항상 부딪치는 것은 '저것'은 사람으로 비롯된 '재난이다'라고 한다. 어느 누구도 그 말에 자유로울 수 없다. 지역 공연장, 미술관, 엑스포시민광장 무빙쉘터 등 시민들이 비가 온 뒤에 마을 논이 어떤가 하듯이 둘러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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