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발의 어르신들과 함께 '실버 음악봉사단체'를 만들고 싶다는 이종성씨. 이씨에게 하모니카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다./김상구 기자 |
왠지 모를 아련함을 전해주는 하모니카 연주에 심취한 수강생 대부분은 4,50대 이상의 중년층으로, 그들 모두 20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어린 눈빛으로 악보를 쳐다보며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이씨는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중년의 수강생들이 음악으로 삶의 희망을 되찾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고 한다. 심한 우울증으로 병원을 오가던 한 여성 수강생은 하모니카를 배우면서 우울증도 떨쳐내고 하모니카 전도사가 되기도 했고, 백발의 할아버지 수강생은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줄 곡을 연습하느라 삶의 활력을 되찾기도 했단다.
이씨는 이렇게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함께 하면서 삶의 희망을 되찾는 수강생들을 보면서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대학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한 후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이들을 지도하던 이씨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이 지닌 감동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1995년 평송청소년수련원에 대전 최초로 하모니카 반을 개설했다.
설렘과 기대를 갖고 시작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6,70년대 추억의 악기였던 하모니카는 사람들에게 이미 잊혀진 악기였다. 하지만 이씨는 10명의 수강생들을 열심히 지도했고, 1년 후에는 무려 100명의 수강생을 둔 인기강사가 됐다.
개성도, 살아온 인생도 다른 이들을 음악으로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이씨는 자기 마음부터 열었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지친 마음을 음악으로 달랬다.
“많은 사람과 음악의 감동을 나눌 수 있는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씨는 음악이 주는 감동과 행운을 나누기 위해 ‘작은사랑나눔공동체’라는 봉사단체도 만들었다.
1998년 사회복지사 후배를 따라 한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가게 된 이씨는 단순한 만남보다는 감성교육이 절실하다는 걸 느끼고 보육원 아이들에게 악기도 사주고 가르쳤다. 1999년부터 매년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사랑의 콘서트’도 열었는데,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청소년자원봉사캠프도 매년 열어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과 보육원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이씨는 더 많은 시설 아동들에게 음악감성교육도 하고 싶고,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음악으로 활력을 되찾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백발의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음악봉사단체를 만드는 게 꿈이라는 이씨의 하모니카 선율을 따라 어느새 희망이 날아오르는 듯 하다./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이종성씨는?
뮤멘토 음악원 원장이자 중구문화원에서 하모니카, 기타, 드럼 강사로, 동부평생교육문화센터에서는 하모니카와 기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구문화원 어르신 문화학교의 평균 연령 70세 이상인 연주단체 ‘은빛소리샘’을 지도할 뿐 아니라 (사)한민족미래운동 ‘작은사랑나눔공동체’ 회장을 역임하면서 음악을 나누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 대전동구 평생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종성씨. 중년층 수강생들이 하모니카를 통해 삶의 희망을 되찾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김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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