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악기로 사랑을 연주하죠”

“추억의 악기로 사랑을 연주하죠”

대전 첫 수강반 개설 1년만에 인기강사로…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해마다 콘서트 펼쳐 "음악으로 사람들과 감동 나눌수 있어 행복"

  • 승인 2011-07-27 17:18
  • 신문게재 2011-07-28 2면
  • 이은미 기자이은미 기자
[중도 60년 희망 60인 릴레이 인터뷰] 3. 하모니카 전도사 이종성씨
 
▲ 백발의 어르신들과 함께 '실버 음악봉사단체'를 만들고 싶다는 이종성씨. 이씨에게 하모니카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다./김상구 기자
▲ 백발의 어르신들과 함께 '실버 음악봉사단체'를 만들고 싶다는 이종성씨. 이씨에게 하모니카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다./김상구 기자
법동 동부평생교육문화센터의 하모니카 반 강의실. 16년째 지역 문화원과 문화센터 등에서 하모니카를 비롯해 기타와 드럼 같은 악기를 가르치고 있는 강사 이종성(47)씨가 수강생들의 하모니카 연주를 이끌고 있었다.

왠지 모를 아련함을 전해주는 하모니카 연주에 심취한 수강생 대부분은 4,50대 이상의 중년층으로, 그들 모두 20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어린 눈빛으로 악보를 쳐다보며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이씨는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중년의 수강생들이 음악으로 삶의 희망을 되찾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고 한다. 심한 우울증으로 병원을 오가던 한 여성 수강생은 하모니카를 배우면서 우울증도 떨쳐내고 하모니카 전도사가 되기도 했고, 백발의 할아버지 수강생은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줄 곡을 연습하느라 삶의 활력을 되찾기도 했단다.

이씨는 이렇게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함께 하면서 삶의 희망을 되찾는 수강생들을 보면서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대학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한 후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이들을 지도하던 이씨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이 지닌 감동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1995년 평송청소년수련원에 대전 최초로 하모니카 반을 개설했다.

설렘과 기대를 갖고 시작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6,70년대 추억의 악기였던 하모니카는 사람들에게 이미 잊혀진 악기였다. 하지만 이씨는 10명의 수강생들을 열심히 지도했고, 1년 후에는 무려 100명의 수강생을 둔 인기강사가 됐다.

개성도, 살아온 인생도 다른 이들을 음악으로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이씨는 자기 마음부터 열었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지친 마음을 음악으로 달랬다.

“많은 사람과 음악의 감동을 나눌 수 있는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씨는 음악이 주는 감동과 행운을 나누기 위해 ‘작은사랑나눔공동체’라는 봉사단체도 만들었다.

1998년 사회복지사 후배를 따라 한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가게 된 이씨는 단순한 만남보다는 감성교육이 절실하다는 걸 느끼고 보육원 아이들에게 악기도 사주고 가르쳤다. 1999년부터 매년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사랑의 콘서트’도 열었는데,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청소년자원봉사캠프도 매년 열어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과 보육원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이씨는 더 많은 시설 아동들에게 음악감성교육도 하고 싶고,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음악으로 활력을 되찾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백발의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음악봉사단체를 만드는 게 꿈이라는 이씨의 하모니카 선율을 따라 어느새 희망이 날아오르는 듯 하다./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이종성씨는?
 
뮤멘토 음악원 원장이자 중구문화원에서 하모니카, 기타, 드럼 강사로, 동부평생교육문화센터에서는 하모니카와 기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구문화원 어르신 문화학교의 평균 연령 70세 이상인 연주단체 ‘은빛소리샘’을 지도할 뿐 아니라 (사)한민족미래운동 ‘작은사랑나눔공동체’ 회장을 역임하면서 음악을 나누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 대전동구 평생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종성씨. 중년층 수강생들이 하모니카를 통해 삶의 희망을 되찾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김상구 기자
▲ 대전동구 평생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종성씨. 중년층 수강생들이 하모니카를 통해 삶의 희망을 되찾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김상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