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고 있는 폐기물량에 맞춰 대전 중구 중촌동 유등천변에는 50여개 폐기물수집업체가 밀집한 가운데 고물상창업 등 재활용 관련 산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
그는 “기존의 사업을 마무리하고 소자본으로 고물상을 차렸지만 쉽지만은 않은 사업이다”며 “예전에는 고철값이 비싸 큰 돈을 투자해 빚을 지는 경우도 봤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내려가 이를 구입해 적재해놓는 고물상이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 대표가 창업한 소규모 고물상에서 거둘 수 있는 수입은 월 수백만원선.
다품종 소량 형태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재활용품이 쏟아지자 이를 활용한 고물상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 폐지·쓰레기 등을 뒤져서 생계를 이어가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푸대접 받던 고물상이 사회적인 편견에 아랑곳하지 않는 새로운 틈새사업으로 새롭게 관심 받고 있다.
26일 대전폐자원재활용실천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에는 1000여곳의 고물상 사업소가 영업중이다. 2007년 500여 곳에 달하던 고물상이 4년여 만에 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들 고물상은 유통, 서비스업종, 전통시장 등 고철과 폐지와 같은 재활용품이 많이 나오는 지역에 주로 분포하며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고물상 창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해마다 재활용품 등 폐기물 발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이 조사한 대전지역 폐기물 재활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4만9356t(폐기물 판매금액 98억9678만3000원)에서 2008년 5만3539t(104억1506만7000원), 2009년 11만3971t(165억8783만6000원) 등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재활용 분리 수거 등의 노력도 있긴 하지만 관련 산업계가 불황 타개를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도입해 소비패턴이 크게 뒤바뀐 것이 폐기물 양을 급증시킨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소비패턴 영향으로 쉽게 쓰고 버리는 물건이 쏟아진데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치솟았던 고철값이 2008년 이후 고철량이 늘면서 최근들어 ㎏당 400원대까지 내려앉아 고물상 창업이 수월해진 것도 고물상 증가 요인이다.
보통 고철 등 폐기물을 수집해오는 개인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고철을 사들인 뒤 폐기물 값이 오를 경우, 이를 필요로 하는 사업체에 매각하기 때문에 폐기물 가격이 내려가면 그만큼 고물상이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고물상도 포화 상태가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월 200만원 미만의 수입을 거둬들이는 곳도 있고, 사업에 실패한 뒤 무작정 뛰어들어 새로운 사업이 아닌 도피처로 인식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록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처 과장은 “재활용품 가격 자체가 시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고물상 업계가 가격 변동에 촉각을 세운다”며 “우리나라가 자원 부족 국가다보니 앞으로도 재활용품 관련 산업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