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능사운영위 이전이나 이후나 변치 않아야 할 대원칙이 있다. 능사가 위치한 백제문화단지는 1400년 전 찬란했던 백제인의 삶과 문화를 재현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사실이다. 사찰 기능과 더불어 우리 앞에 환생한 능사를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명품 문화단지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누가 관리하느냐보다 오히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긴요한 문제다.
앞으로의 부여 능사는 전시관람과 사찰 기능이 어우러질 전망이다. 일차적으로는 운영위원회에 참여한 불교계 인사들의 어깨가 무겁다. 구체적인 운영 방침과 기준을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없어야 할 것이다. 종파간은 물론 능사 시설물 관리 주체인 충남도와의 관계도 원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하나 잊지 말 것이 있다. 지적한 대로 능사가 사찰로서 기능하더라도 문화시설로서의 공적인 기능은 똑같이 중시돼야 한다. 크게는 백제문화단지, 작게는 능사 내 5층 목탑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재적 가치를 창출해 가야 한다. 능사 운영 방향이 어떤 형태를 띠든 문화재를 잘 관리하고 백제문화의 의미를 고양시킨다는 측면이 무시돼선 안 된다.
운영위 이전이나 이후나 능사는 백제 불교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백제문화단지와의 연계성을 떠날 수는 없다. 지역 사찰들과 연계한 체험형 공간이자 관광상품으로서의 기능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능사는 부여가 고대도시로 거듭나는 데 획기적인 아이콘이 돼야 한다.
지난해 세계대백제전의 주무대의 하나였던 능사는 역사도시 부여의 종합 역사테마파크의 중요한 축도 담당해야 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문화관람시설이면서 종교사찰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회성이 아닌 최고의 역사문화단지로서 능사의 문화재적 가치를 창출하고 계승해야 할 시점이다. 충남도와 불교계 모두 문화재로서의 기능을 잊지 말고 열린 자세로 역량을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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