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국은행이 몇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도 예상됐다.
하지만, 은행들은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 인상에만 열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대에 머물러 있다. 24~36개월 만기도 3% 수준이며, 6개월 만기는 2%대에 그쳤다. 1년 만기 기준으로, 금리가 가장 낮은 것은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으로, 2.60%에 불과하다. SC제일은행의 '퍼스트정기예금' 3.00%, 기업의 '실세금리'와 신한의 'MINI' 정기예금도 3.10%로 최하위 수준이다. 가장 높은 건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으로, 4.00%다. 농협의 '채움정기예금'(3.81%)과 하나은행의 '고단위플러스'(3.30%)도 평균보다 높았다.
24~36개월의 장기 상품 역시 메리트가 미약하다.
씨티은행은 36개리 만기 금리도 2.80%에 불과했고, 신한 3.35%, 기업 3.40, 하나와 SC제일도 3.50%로 낮았다. 외환의 'YES큰기쁨 정기예금'(3.60%)과 국민의 '국민수퍼정기예금'(3.60%) 등 대부분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한은 조사결과, 6월 기준으로 새로 가입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중 금리가 연 5% 이상인 상품은 전체의 0.4%에 그쳤다. 5% 이상인 예금 상품도 지난해 2월 이후 2% 미만에 머물고 있다.
시중은행이 금리를 올린 건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다.
한은에 따르면, 5월 가계대출 중 금리가 6%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17.2%로, 한 달 전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6% 이상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도 44.3%로, 전월보다 2.2%포인트 늘었다.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예금금리는 낮추면서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에 높은 금리를 적용, '이자 장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대율 10% 이하 유지와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인 금융권도 서민과 중소기업와 상생하는 방안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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