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에 있는 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정모(28·남)씨는 약 1년 이상 대전에서 구직활동을 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정씨는 “지역에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고 해도, 청년 구직자들이 갈 수 있는 직장은 한정돼 있다”면서 “대학에서 힘들게 공부한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지난 5년 동안 일자리가 늘어난 지역으로 포함됐지만, 정작 구직자들의 입맛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구직 희망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기업 유치 활동과 함께 활발한 일자리 창출 사업 등으로 수치상의 일자리는 늘었지만, 청년층 등 일부 구직자들의 '구직난'은 가중되고 있는 것.
25일 대전시 및 충청지방통계청 등에 따르면 시는 민선 5기 지난 1년 동안 기업 202개 유치로 1조6603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상반기에만 모두 1만6786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올해 전체 목표의 75.7%를 달성했다.
시의 상반기 일자리 창출 추진 실적의 경우 취약계층 일자리가 8609개로 가장 많았고, 기업 및 투자유치 분야가 4222개, 대전형 일자리 및 기반시설 분야 2587개 등으로 좋은 실적을 보인 반면, 청년 일자리는 고작 538개에 그쳤다.
특히 직종별로 전체 1만6786개의 일자리 가운데 정규직은 3091개로 18.4%에 그쳤고, 임시직(8185개)과 일용직(5510개)이 각각 48.8%, 32.8%를 기록해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의 일자리 창출사업은 상반기 목표를 달성했지만, 결국 정규직을 희망하는 젊은 구직자들의 일자리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분기 현재 대전지역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1%로 전체 평균(3.2%)의 2배가 넘었고, 청년층 남성(6.4%)보다 여성(7.8%)의 실업률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광훈 대전시 일자리추진기획단장은 “시에서는 기업유치 확대 및 우수시책 확산 등을 통해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정규직만을 고집하거나 지역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구직자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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