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보령머드축제엔 희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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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택]보령머드축제엔 희망이 있었다

[시사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ㆍ(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 승인 2011-07-25 15:33
  • 신문게재 2011-07-26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ㆍ(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ㆍ(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축제!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어있는 보령머드축제· 그간 축제에 대한 특강도 많이 하고, 외국의 축제도 많이 경험한 터라 잔뜩 기대를 하며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마디로 굿(good)이었다. 그동안 잡상인, 이벤트회사, 먹고 놀자판 등으로 연상되었던 우리나라 전통적인 축제의 이미지를 벗어나 선진축제로의 진입을 위한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필자가 이런 평가를 내린 배경에는 다음 몇 가지의 요인이 있다. 첫째, 자연스러움이다. 대부분의 축제에는 급 조성된 듯한 행사장,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벤트들, 어지럽게 달려드는 잡상인들, 행사기간내내 동분서주하는 공무원들…. 그러나 이번 축제에는 누구 한사람의 강요도 없는 파도처럼 그렇게 시스템적으로 돌아가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다. 기획자의 섬세함, 운영자의 치밀함, 관리자의 노련함 등이 배어 있는 그런 축제였다.

둘째, 작은 지구촌이다.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왔을까?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했을까? '물반 고기반'이란 표현이 있듯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이란 표현이 딱 맞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봤을 때 머드축제는 외국인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갖추어져 있었다. 왜냐하면 외국인들은 TV오락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듯이 컬러풀한 무언가에 의해 젖고 섞이는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부뇰(Bunyol)의 토마토축제와 태국 송크란(Songkran) 물축제에 세계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행사기간 동안 대천 앞바다의 모래사장 만큼이나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체험행사, 기획전시, 연계행사, 야간콘서트행사 등)이 있다. 그중에 압권은 '머드에어바운스체험', 'DJ와 함께하는 물대포속의 어울림춤', 그리고 야간마다 펼쳐지는 '콘서트공연' 등 이었다. 풍성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는 프로그램의 진행이 돋보인 축제였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다 완벽할 수는 없는 것처럼 몇 가지 부족한 점도 눈에 띄었다. 첫째, 언어에 대한 작은 배려가 부족했다. 행사진행과 관련된 외국어 멘트 서비스는 거의 전무 하다시피 했고, 그나마 몇 마디의 멘트도 수준 이하여서 아쉬움이 컸다.

둘째, 기다리다 지쳤다. 특히 머드에어바운스체험장이 심했다. 물론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이제는 양보다는 질을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행사장 규모의 확대와 프로그램의 재구성을 통해 참가자들의 답답함을 해결해줘야 할 것이다.

셋째, 길거리 공연은 없었다. 세계 유수의 축제에 참여하다보면 큰 행사에 감탄하고 작은행사에 감동하게 된다. 이 축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작지만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길거리 공연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보령 머드축제는 보령시가 1996년 천연바다진흙을 이용한 머드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된 머드화장품을 홍보하기 위해 1998년 7월에 시작한 지역개발형 축제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배재대 정강환 교수 등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쳐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축제가 되었다.

이제 보령머드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국외적으로는 지구촌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와 바다 없는 약소국가들에 대한 배려, 그리고 세계예술인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고, 국내적으로는 지역관광자원과의 연계, 다양한 스포츠인프라 구축(요트, 골프, 승마 등) 등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계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조만간 세계 젊은이들이 보령머드속에 푹 빠져들어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를 얘기하는 날이 오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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