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정민 아산주재 |
지난해 10월7일 복기왕 아산시장은 취임 99일째 되는 날 기자들 앞에서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젊은 시장의 이같은 '일성'에 시민들은 큰 기대와 새로운 시정에 희망을 걸었다. 취임 당시 권위주의 탈피와 시민과의 거리 좁히기 등 기존의 구태를 벗어나려는 젊은 시장의 노력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지금 시민들의 저변에 깔린 평가는 과연 아산시에 시장이 '존재'하는가(?)라는 냉정한 여론이다. 느슨해진 공직 기강은 물론 행정업무 파악 부실에 기인한 행정결정력 미흡은 궤도를 벗어난 '역주행'이라는 비판여론이 팽배한 실정이다. 의회와의 소모적인 힘 겨루기와 매년 7000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최근 유망기업의 노사분규로 아산시가 전국적으로 대표적인 노사 투쟁지역으로 낙인찍힌것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복시장의 결정적 당선 화두였던 '복지' 분야 역시, 천안지역의 문화발전과 교육 등 전반적인 분야에 비추어 볼 때 '뒤꿈치'도 못 쫓아갈 정도인 현실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최근 아산시 입구의 휘황찬란한 시정 광고판은 인구 28만 돌파를 밤낮으로 비춰가며 아산시가 살기좋은 도시인 양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 안쪽은 하루가 멀다하고 간판을 내리는 상점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밤마다 암흑의 도시로 퇴보되면서 관광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 아산시에 필요한 것은 정치 지향적 시장의 향후 펼쳐 갈 정치적 시험 무대가 아닌 28만 시민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역사'의 진전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주말, 복 시장은 지역내 골프장에서 여유롭게 라운드를 즐기려했으나 폭우로 취소됐다는 전언이다. 지금 복시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한가로이 '굿샷!'을 외칠게 아니라 '굿 아산!'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다.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되돌아가 꿈과 변화라는 취임 당시 시민들과의 다짐을 가슴깊이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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