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형제의 나라'… 트로이의 목마가 반기다

닮은 듯 다른 '형제의 나라'… 트로이의 목마가 반기다

아시아·유럽 사이에 위치… 불가리아 등 7개국과 국경 맞닿아 파란바다와 빨간지붕 조화 '이색적'… 세계인이 찾는 관광낙원

  • 승인 2011-07-25 14:08
  • 신문게재 2011-07-26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기자의 성지순례 탐방기- 그리스와 터키를 가다] 7. 순례 5월 27일 터키 순례 첫째날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천안신부동성당 주임신부) 일행은 성지순례 5일째 되는 5월27일 그리스의 네아폴리스에서 3시간을 달려 압살라로 이동했다. 순례단은 그리스와 터키의 국경 통과 후 트로이 목마로 유명한 트로이 유적지를 견학하고, 3시간을 달려 아이발릭으로 이동했다. 아이발릭은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7대 교회인 페르가몬(베르가마), 티아티라(악히사르), 스미르나(이즈미르), 사르디스(샤롯), 라오디케아, 필라델피아(알라쉐히르), 에페소(에페수스) 교회가 있는 곳이다.

▲ 터키의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바라본 이스탄불 시내 전경.
▲ 터키의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바라본 이스탄불 시내 전경.
▲터키는 어떤 나라인가=터키는 아시아의 끝이고 유럽의 시작이다. 사도 바오로가 태어난 나라가 바로 터키다. 무화과나무의 원산지인 터키는 구약성경에서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 잎으로 부끄러운 곳을 가렸다는 표현에 미뤄 에덴동산이었음을 의미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있는 아으르다으산(아라랏산)이 있고, 바오로의 전도여행지라서 대표적인 성지순례 나라이기도 하다. 성경에 나오는 비둘기와 올리브 잎은 평화와 안전의 상징이다.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중의 하나가 바로 터키다.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여섯시간의 시차가 있는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진 나라이고, 축복받은 토지를 갖고 있고, 유목문화를 바탕으로 손님을 환대하는 나라인데다 한국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는 형제나라다. 터키는 그리스보다 땅이 넓고, 아직은 유럽땅이지만 동양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유럽에서 배를 타고 아시아로 넘어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터키에 있는 '트로이 목마'는 터키 관광의 허무로 불린다. 세계 3대 허무 관광이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소년' 동상과 독일 라인강의 로렐라이 언덕에 있는 '인어공주상'과 함께 터키의 '트로이목마'라고 한다.

터키는 밀밭과 유채밭이 많고 코발트색 바다와 하얀색 집,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데 빨간색 흙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지붕이 모두 빨간 지붕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파란 바다와 빨간 지붕의 주택들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터키 군인들은 가장 검소하고 법을 잘 지켜 존경받는다. 터키 남자들은 만 18~40세에 군대에 간다. 18개월씩 복무하다가 국가 개혁이 일어난 후 현재는 복무기간이 9개월로 줄었다. 터키는 담배 천국이다. 남녀노소가 담배를 피운다. KT, 말보로 공장도 생겼다. 터키말로 '인샬라'는 '알라의 뜻대로'라는 의미로 '순명'을 뜻한다.

▲ 터키에서 지중해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안탈라 바다 모습.
▲ 터키에서 지중해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안탈라 바다 모습.
▲터키의 국토와 기후=터키의 국토는 보스포러스 해협, 마르마라해, 다르다넬스 해협에 걸쳐 있다. 즉 유럽대륙측(트라키아)과 아시아 대륙측(아나톨리아)으로 나뉘어 동쪽을 제외하고는 흑해, 에게해, 지중해에 접해 있다.

국토의 모양은 동서로 길다. 기후는 에게해, 지중해 지역의 경우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 비가 많고 여름에는 극히 건조하다. 대륙 고원성 기후의 내륙 또한 여름에는 심하게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 그러나 여름에도 습하지 않아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하고 덥지 않다. 햇빛이 들면 바로 더워지지만 햇빛이 없으면 시원한 기후가 바로 지중해성 기후다. 유럽은 겨울이 우기이고 비가 열흘 정도 오기 때문에 우울해지고 집에 곰팡이가 피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한여름에 비타민을 더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태양만 보면 옷을 다 벗고 햇빛에 피부를 노출시킨다. 선블록 때문에 피부병이 많이 생긴다고도 한다.

▲ 터키 차낙칼레의 트로이의 목마.
▲ 터키 차낙칼레의 트로이의 목마.
지중해성 기후의 온도가 35도에서 43도에 이르기 때문에 음식이 짜지 않으면 일사병에 걸려 생명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그래서 터키 음식들이 대부분 짠 편이다. 지중해성 기후에 속한 나라들은 염분을 섭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터키인들은 밥 대신 빵에 고기를 싸서 먹는다. 고기와 빵을 섞어서 같이 먹어주면 짠 고기와 싱거운 빵이 조화를 이뤄 간이 잘 맞는다. 고기요리 전에 나오는 샐러드는 올리브와 식초를 뿌려 먹는다.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나톨리아(소아시아)반도는 북측의 흑해쪽과 남측의 지중해 쪽에 큰 산맥이 있다. 그 중간 지대는 고원으로, 중앙부의 수도인 앙카라의 경우 해발고도가 850m다.

터키는 여름에는 건조하고 겨울은 습한데 성지순례단 일행이 터키를 방문하던 날 비를 만났다. 여름에 비가 온다는 것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구가 아프다는 것을 뜻한다고 현지 가이드가 말했다.

동부는 더욱 고지대로 주요도시인 에르주룸의 해발고도는 1950m다. 동쪽 끝에는 노아의 방주로 유명한 아라랏산(아으르다으산, 해발고도 5137m)이 솟아 있다. 터키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긴 산맥이 있어 해안 평야가 적다. 2개의 큰 산맥 사이는 고원으로 이뤄져 있고, 그 외에는 분지나 평야가 많아 국토 대부분은 경지로 사용된다. 기후 조건도 주변 국가에 비하면 대단히 축복받은 편이다. 이런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터키의 식료품은 거의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 노아의 방주가 있었던 터키의 아으르다으산(아라랏산) 모습.
▲ 노아의 방주가 있었던 터키의 아으르다으산(아라랏산) 모습.
최근 터키는 공업화를 추진해 화폐경제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그보다 국민들의 기초적인 생활 식료품이 풍족하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 최대의 밀 생산국가답게 터키 레스토랑에서는 주식인 빵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많다. 어느 곳에서든 터키인들에게서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터키는 서울, 동경, 북경, 필라델피아와 북위가 같아 날씨도 비슷하다. 해가 동쪽에서 뜨니까 한국이 터키보다 시차가 6시간 빠르다.

아나톨리아반도의 위쪽은 해조류가 많아 수영하다 미역이나 김을 달고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까맣게 보여 흑해라 불린다. 홍해바다는 산호가 많아 붉게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쪽은 에게해, 남쪽은 지중해인데 고대시대엔 에게해가 없다가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아들을 그리워하다 바다에 빠져죽은 왕의 이름을 따서 에게해란 이름이 붙여졌다. 지중해 안에 다시 에게해가 있는 셈이다.

터키 면적은 남한의 8배이고 한반도의 3배다. 국경이 7개 국가와 인접해 있는데 유럽쪽은 불가리아, 그리스, 프랑스, 슬로베니아가 접해 있다. 동쪽은 그루지아, 시리아, 아라메니아와 인접해 있다. 터키는 지중해가 가장 아름다운 나라다.

/터키=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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