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내 벤처기업 대표 이모(48)씨는 오랜 연구개발 끝에 최근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판로를 개척하는 일이 더 큰 과제라고 말한다.
이씨는 “중소기업의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구매자가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연구원들로 주축이 된 벤처기업은 마케팅에 성공하지 못해 파산에 이르는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기술력을 앞세운 지역 중소벤처기업들이 거래처 등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와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등에 따르면 대덕밸리 내 일부 벤처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한 이후, 제품 상품화시 자금부족 등으로 시장개척을 못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지난해 대덕밸리 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신제품 개발 후 상품화 추진시 겪은 애로사항을 파악한 결과, 시장개척 어려움(31.8%)과 상품화 자금부족(30.3%) 등을 꼽았다.
벤처기업 제품에 대한 판로확대 지원과, 자금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내수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지만 수출 역시 쉽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자료에서 국내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1곳(12.5%)은 수출 관련 애로사항으로 판로개척을 꼽았다.
특히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에서도 대부분 성숙기 기업에만 자금이 편중되고 있어, 기술력을 앞세운 초창기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벤처기업 관계자는 “5년 안팎의 중기 기업이나 창업 초기 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역 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하고도 자금부족 등으로 인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호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은 “기업의 시장개척 어려움 등 경영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기업인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면서 “지방청에서는 올해 중소기업 판로지원사업으로 수출역량 강화사업, 수출 유망중소기업 지정사업,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인 (주)골프존 김영찬 대표는 “기업은 기술을 변형해서라도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입소문을 통해 시장에서 환영받는 제품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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