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논란 여파로 장학금을 늘리기로 했지만, 확충 규모를 놓고 대학 간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지역대에 따르면 다음 달 초 등록금고지서 발송 이전에 2학기 장학금 규모를 확정할 계획으로 검토 중이나, 아직 최종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지역대들의 장학금 확충안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 대해 장학금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존 차상위계층에 대한 장학금에 대해 규모를 늘려 장학금 수혜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A 대학은 학자금 대출,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특별장학금을 마련해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자녀에 대한 장학금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B 대학도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른 장학금 지급을 위해 계획안을 마련해 놓긴 했지만, 최종 결재가 진행되지 않았다.
C 대학 역시 특별장학금을 마련해 차상위 계층과 소득 하위 자녀에 대해 장학금을 늘릴 계획으로 장학금 경비를 마련 중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등록금고지서 발송을 코앞에 두고도 결정을 짓지 못하는 것은 반값 등록금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구책 마련에 기준이 없어 타 대학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장학금 운영을 위한 방안 마련도 쉽지 않다. 적립금 상당 부분은 사용 용도가 결정돼 있어 당장 다음 학기 장학금을 확충하려면 일반 발전기금이나 경상경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다음 주 내로 장학금 규모가 확정되지 못하면 대학들은 일단 등록금고지서를 발송하고, 차후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내달 감사원의 본 감사가 진행되는데 어느 대학이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장학금 규모를 먼저 터트리는 것이 득인지 실인지도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다고”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역대들이 장학금을 확충한다는 데는 다 같이 동감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명확하지 않아 어느 정도 늘려야 할지 몰라 논의만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 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공지된 지난해 대전권 대학의 1인당 장학금은 대전대 95만9000원, 목원대 107만2000원, 배재대 110만7000원, 우송대 151만9000원, 을지대 146만5000원, 침신대 109만원, 한남대 92만2000원 등이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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