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계를 이루며 한때는 소통을 상징했던 금강하굿둑이 해수유통 문제로 이젠 두 지역을 가르는 갈등의 표상으로 전락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2일, 하굿둑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을 좁히기 위해 마련된 '금강하구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대토론회'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의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나서 의견을 개진한 이날 토론회는 이렇다할 결론을 도출해내지는 못했지만 상생을 위해서는 소통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제각각의 논리로 자기 주장만 펴 왔던 하굿둑 문제를 양측이 함께 참여하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 냈다는 부분도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두 지역의 시각차를 통합·조정할 관과 정치권이 이번 토론의 장에 참여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금강유역환경회의 이상선 공동의장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완주 전북지사가 서로 만나 합의점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정치적 합의를 전제로 민·관·정이 참여하는 논의체도 구성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충남과 전북이 취할 수 있는 윈윈전략을 세우고 이를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정현 전주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도 “충남의 논리만으로 전북도민들에게 이야기하면 설득력을 얻을수 없다”며 “지역간 협력과 상생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서천군의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하굿둑을 공유하는 지리적인 특성과 함께 환경적인 측면은 물론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피해를 가장 많이 감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천군은 하굿둑 일부를 헐어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복원을 통해 금강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충남도를 비롯해 공주, 논산, 연기, 부여, 청양 등 금강권역과 별도의 내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일관된 공동전략을 마련해 전북과의 지속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나소열 서천군수는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 나타난 역기능에 대해 2009년부터 중앙부처에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왔다”며 “하굿둑 문제는 서천만의 것이 아닌 금강권 모든 지역의 공통된 사안인 만큼 같이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천=나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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