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이 무대였던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세계로 확장됐다. 국제적인 첩보전이 추가됐고 화려한 레이싱 대회가 볼거리로 제공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도쿄 런던 파리 등 각각의 도시 특성을 자동차의 시선으로 그려낸 솜씨다. “각 도시에 적절한 자동차들이야말로 도시의 원주민”이라는 제작진의 표현은 빈 말이 아니다. 도시들의 대표 이미지를 디테일한 유머로 활용하는 픽사의 솜씨는 놀랍다.
하지만 그뿐이다. 픽사의 영화에 감탄하는 이유는 우정이나 성장 같은 낡아빠진 주제를 기막힌 통찰력과 감동으로 담아내기 때문이었다. '카2'엔 그게 없다. 볼거리와 웃음에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는 갈짓자로 방황한다. 그냥 귀여운 캐릭터와 화려한 스펙터클에 만족하기엔 픽사의 역량이 못내 아쉽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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