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할머니, 기필코 법동중 찾아간 이유…

  • 사람들
  • 뉴스

85세 할머니, 기필코 법동중 찾아간 이유…

법동중 박현지 학생 탈진노인 위기서 구해 할머니 가족 학교 방문으로 뒤늦게 알려져

  • 승인 2011-07-21 18:04
  • 신문게재 2011-07-22 22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법동중 박현지 학생
▲ 법동중 박현지 학생
▲ 김정숙 할머니
▲ 김정숙 할머니
대전시 대덕구 법동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14세 여중생과 85세 할머니의 '아름다운 사건'이 잔잔한 감동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6일 김정숙 할머니는 지루한 장마가 끝나자 집밖으로 나들이를 나왔다가 잠시 탈진, 골목길에서 쉬고 있었다. 갈증이 난 할머니는 물이 먹고 싶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에게 물이 있는지를 물었으나 없다는 대답들뿐이었다. 그때 나타난 한 여학생이 할머니의 부탁을 듣고 “네”라는 대답을 하더니 냅다 뛰기 시작했다. 10분여를 기다려도 학생이 나타나지 않자 할머니는 기운을 내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학생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헉헉 숨을 몰아쉰 학생의 손에는 물 한 병과 주스 한 병, 빵 하나가 들려 있었다. 가져온 물건을 수줍은 미소로 할머니에게 건넨 소녀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다시 어디론가 뛰어갔다.

후에 알고 보니 물도, 돈도 없던 이 소녀는 집까지 뛰어가 가방을 내려놓고 비상금을 가져다가 할머니에게 드릴 물과 주스, 빵을 사다드린 것이었다. 할머니는 소녀를 찾고자 아파트를 몇 바퀴 돌았으나 찾지 못하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라는데 착안해 이튿날 사위를 인근 법동중학교에 보냈다.

마침 방학 중이어서 방과후 수업을 위해 일부 학생들만 학교에 나온 가운데 교내방송을 통해 이 소식이 전해지가 학생들은 서로 “저요, 저요”했으나 진짜 주인공인 박현지 학생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졌구나”하는 생각에 오히려 당혹스러워했다.

자신을 찾는 할머니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학생은 쉬는 시간 교무실로 가 자신이 당사자임을 밝히게 되었다.

이 사연은 할머니의 손자 황인호씨가 대전시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코너에 전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하철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젊은이와 삿대질 해가며 싸우는 세태 속에서 14세 소녀와 85세 할머니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사건'은 이 학교 학생들을 감동시켰다.

김 할머니는 “뉴스를 보면 노인에게 못되게 굴고 선생님한테도 대드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처럼 보기 드문 학생이 있다는 게 놀라워 다른 학생들도 이를 배워 착한학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학교까지 찾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현지 학생은 “우리 할머니와 같은 할머니여서 당연히 할 일을 했는데 학교까지 찾아와 칭찬해 주셔서 너무 부끄럽다”며 쑥스러워했다.

 반면 현지 학생은 “우리 할머니와 같은 할머니여서 당연히 할 일을 했는데 학교까지 찾아와 칭찬해 주셔서 너무 부끄럽다”며 쑥스러워했다.

한편 법동중 민병인 교감은 “많은 학생들이 보고 배웠으면 해서 학부모에게 교육청 홈페이지 사연을 읽어보도록 문자를 전송했다”며 “현지학생에 대한 시상과 함께 다른 학생들도 올바른 심성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