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글로벌경쟁력과 대전의 재래시장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덕훈]글로벌경쟁력과 대전의 재래시장

[금요논단]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1-07-21 14:29
  • 신문게재 2011-07-22 20면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경제 성장의 핵심 자산은 사람들로, 도시와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 발전의 세 가지(3T), 즉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관용(Tolerance)의 조화가 이루어져 모든 사람들의 창조적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사스키아 사센(Saskia Sassen)에 의하면 글로벌경쟁력은 추상적이거나 버추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장소(시장)를 필요로 한다. 이렇게 중요한 장소가 글로벌도시(global city)라는 것이다.

두 학자들의 용어는 다르지만 '창조적'과 '글로벌경쟁력'은 비슷한 용어이다. 그렇다면 창조적(글로벌경쟁력)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창조적이란 단어는 독창적, 혁신적이라는 의미와 이것에 관련된 생산적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의 창조도시란 문화산업과 예술산업만이 아닌 첨단산업과 같이 혁신, 기업가(상인), 유연성, 창조성, 아이디어 그리고 지역과 글로벌의 퓨전 등이 포함된다. 도시에서 이러한 영역은 지역 및 지역경제 또는 도시의 혁신 영역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유럽이나 뉴욕 등의 도시경제에 영향을 주는 멀티미디어, 음악, 예술, 패션, 디자인, 클럽과 카페, 모든종류의 상징화 전문가 등의 시장(문화적기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창조적이란 의미는 도시의 혁신환경, 네트워크, 클러스터, 배태된 지식과 비공식적 인프라와 함께 번창하게 되며 동시에 사회경제적인 소규모의 집적화된 시장 및 상점(시장)의 전통화도 당연히 포함된다.

우리가 뉴욕이나 동경 등의 도시를 방문해도 꼭 들르는 곳은 뉴욕의 타임광장, 브로드웨이, 자유의 여신상과 뉴욕의 역사와 전통이 함께하는 재래시장인 차이나타운이다. 동경에서는 도쿄타워, 오다이바, 동경디즈니랜드를 방문하고 들르는 곳이 동경의 재래시장이며 관광상품이기도 한 우에노시장과 아사쿠사 시장이다. 대전의 글로벌경쟁력은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한 과학경쟁력이지만 국제관광상품으로서의 재래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대전중앙시장, 문창시장, 한민시장, 중리시장 등이 있지만 먹을거리와 볼거리, 살거리를 위해 외국인이 줄지어 기다리는 것을 보고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몇 십년 된 레스토랑이나 식당의 먹거리, 역사적 사건 등을 구성하여 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대전의 특성상 100년 이상 된 전통이 있는 다방이나 레스토랑도 없고 대전에만 존재하는 음식이나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없는 것은 아니다. 대전에는 50년 이상된 삼계탕집도 있고, 50년 이상된 중국집과 50년 이상된 빵집도 있다. 대전은 공주와 부여처럼 역사가 오래된 고도(古都)가 아니고 근대 이후의 도시이기 때문에 근대를 상징화하여 내세워야 한다. 충남도청과 옛 대전상공회의소 건물, 그리고 은행동, 대흥동의 일부 근대건출물 등은 근대건축물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보존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 한옥만이 우리의 전통화와 역사화는 아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건축물과 역사, 거리 등을 상징화하면 더욱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단지 전통화하거나 구성화하지 않았다는 점과 관광상품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전의 재래시장은 상인회의 노력과 상인대학 설치 등으로 인하여 서비스 교육과 기업가정신 함양 등으로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먹을거리와 살거리, 그리고 볼거리를 위한 시장의 관광상품화가 아직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없는 재래시장은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살거리만으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을 이기기 어렵다. 이제는 상인과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재래시장 살리기만으로는 시장이 생존하기 어렵다. 생존을 위한 독창성(창조성)과 전통성, 그리고 상품성이 함께 연결되어야만 글로벌화에서 시장(재래시장)이 산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인재의 집적화와 통합화가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