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미국의 버지니아주에서 워싱턴 DC로 들어오면서 보이는 포토맥 강. 참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금강과 포토맥강, 세종대왕과 조지 워싱턴 대통령, 세종시와 워싱턴 DC.
워싱턴 DC는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가 내놓은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라는 국유지에 프랑스인 피에르 랑팡의 설계로 건설됐다. 이 때문에 정식 명칭은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라고 하며, 워싱턴 DC로 약칭된다.
미국이 독립한 1776년 당시의 수도는 필라델피아였으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시절 미국 남·북단의 중간 지점인 포토맥 강변을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구역으로 지정하여 미국의 신수도로 정한 것이다. 워싱턴 DC는 완전한 지방 자치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고, 1967년까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의 위원이 수도의 행정을 담당하다가 1974년부터 주민 선거로 시장을 선출하고 있다.
세종시와 워싱턴 DC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첫째, 두 도시는 미국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의 행정의 중심이 되는 도시다. 나라의 살림과 정책결정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 행정의 창조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세종시가 수도는 아닐지라도, 행정의 중추도시로서 그 법적 지위와 격이 여타 도시와는 다른 특별자치시의 격을 갖추게 됨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두 도시 이름의 유래가 국민들로부터 매우 존경받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세종대왕과 워싱턴 대통령은 애민애국정신을 몸으로 실천한 민족의 영웅이었다.
셋째, 두 도시 모두 철저한 계획도시라는 점이다. 국회의 승인을 얻어 치밀한 계획 속에 설계되어 행정과 문화, 역사의 중심이 되는 도시인 것이다.
넷째, 워싱턴 DC와 세종시 기능이 행정에만 국한됐다고 생각하는 건 크나큰 오산이다. 워싱턴 DC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의회도서관, 국립자연사박물관, 스미소니언박물관, 국립미술관, 링컨기념관 등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의 본부와 세계 각국의 대사관이 밀집해 있다. 세종시에도 대통령 기록관과 국가기록원, 자연사 박물관, 국립 수목원, 세종아트 센터 등 각종 문화·편의시설 건설이 계획되어 있다. 이상 몇 가지로 세종시와 워싱턴 DC의 유사점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밤이 되면 워싱턴 DC에서 자는 사람은 대통령 가족 뿐'이라는 냉소적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워싱턴 DC의 밤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워싱턴 DC의 야간 공동화는 문화적인 차이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직장 퇴근 후 주변의 버지니아 등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세종시는 휴먼스케일을 고려한 인간 중심도시이자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IT기술을 활용한 지능형도시(U-시티)로 건설되고 있다. 최첨단의 전기식 쾌속버스(BRT)가 운행되며 자전거 전용도로도 계획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입지가 결정된 과학벨트 효과를 더한다면, 도시 활동의 다양성과 각지에서 유입되는 우수한 인재들로 인해 세종시의 풍요로움과 활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워싱턴 DC가 18세기에 계획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1세기에 건설되는 세종시는 이 정도의 자랑거리는 당연히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행정의 가장 중심에선 도시, 문화와 역사의 축이 되는 도시, 교육과 민족의식이 고취되어진 도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자리잡는 도시.
그러한 것은 바로 워싱턴 DC를 닮고자 하는 세종시의 지향점이지만 나는 감히 세종시를 한민족의 얼이 녹아있고, 세종대왕의 창의와 과학과 미래 비전이 담겨진 명품 도시로 가꾸어 워싱턴 DC를 능가하는 도시로 건설하고 싶다. 비록 세종시는 워싱턴 DC보다 늦게 시작된 도시지만 세종대왕은 조지 워싱턴 대통령보다 훨씬 더 위대한 창조정신을 구현한 분이기 때문이다.
이제 세종 특별자치시 출범이 1년 남았다. 지금 행복도시 건설청은 국가와 지역의 장래를 위해 화산과 같은 폭발력으로 세종자치시가 분출될 날을 기다리는 마그마의 열정으로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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