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실 줄이긴 했는데…

집무실 축소해 남은공간 회의실로… 실용성 의문

지자체의 단체장 집무실 면적을 제한하는 정부 시행령 적용을 앞두고 대전시청과 5개 구청이 단체장실 면적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집무실을 줄이고 남은 공간 대부분을 회의실로 꾸며 실용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지역의 호화집무실 문제를 전국 모든 지자체에 면적제한 적용시킨 것은 잘못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 주에 시장실의 면적을 당초 171㎡에서 114㎡로 줄인 것을 시작으로 이달 말과 내달 초까지 5개 구청장실이 일제히 축소·조정된다.

당초 정부는 2002년 단체장실 면적기준을 집무실에 한해 99㎡로 규정했지만, 지난해 8월 일부 지역의 호화청사ㆍ호화집무실 논란이 제기되면서 집무실과 접견실, 부속실을 모두 포함해 99㎡(광역시 165㎡)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서구는 구청장실 115㎡(집무실 98㎡, 비서실 17㎡)를 98㎡로 축소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며, 예산 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구는 현재 구청장실 134㎡(집무실 67㎡, 접견실 67㎡)를 다음 주부터 리모델링해 98㎡로 조정하며, 중구청도 구청장실 135㎡(집무실 99㎡, 부속실 35㎡), 유성구청은 구청장실 168㎡(집무실 98㎡, 비서실 및 접견실 70㎡), 대덕구청은 구청장실 124㎡(집무실 72㎡, 비서실 및 접견실 52㎡)를 각각 축소해 리모델링한다.

문제는 단체장실 규모를 축소하고 남은 공간을 대부분 회의실로만드는 수준에 그쳐 투입되는 예산대비 실용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집무실을 축소해 남은 공간에 대해 대전시청은 56㎡의 회의실을 마련했고 동구청은 TF팀 회의실(35㎡), 서구청은 회의실(17㎡), 대덕구청은 창고(26㎡)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지자체의 청사 규모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집무실을 정부에서 획일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서구는 2002년 둔산동에 신청사를 완공해 입주했으며 당시 정부의 단체장실 면적에 맞게 조성했지만, 그 기준이 바뀌면서 예산 5000만원를 들여 회의실를 하나 더 만드는 사례가 됐다.

자치구 관계자는 “정부가 일부 지자체의 문제를 갖고 전국 지자체에 적용하면서 예산은 소비되고 남은 공간은 제대로 활용도 못하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