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직접 나서 물가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물가 대책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전방위 물가잡기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 잡기 정책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경기, 기후와 국가의 경제 정책까지 맞물린 물가 상승에 대해 정부 개입에 대한 회의가 큰 탓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통령 주재)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내 조속히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20일께 첫 회의가 열리는 등 정부의 전방위적 물가 잡기가 본격 추진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물가 대책에 대해 체감 기대는 높지 않다.
최근 들어 기록적인 폭우와 장마로 상추가 한 달 새 120%, 시금치 는 두배 가까이 가격이 오르는 등 채소값의 가격이 천정 부지로 뛰고 있는데다 한시적으로 추진했던 기름값 인하는 인하 시기가 끝난 뒤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등 전방위적 물가 상승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했던 통신비 인하는 기본료 1000원 인하에 그쳤는가 하면 지난해 12월부터 조사,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ㆍ개인서비스 요금 조사' 역시 개인 서비스 요금이 6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전은 이달 초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을 15.8% 인상한 데 이어, 당장 내달 1일부터는 전기 요금도 평균 4.8% 인상되는 등 공공 요금 마저도 들썩이고 있다.
김영수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은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물가 대책 가운데 현실적으로 성과를 거둔 것은 거의 없었다”면서 “당장 내달부터 전기 요금 인상으로 공산품의 동반인상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으로 지속적으로 물가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일회성으로 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물가 잡기 위해서는 시장 기능이 작동될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정부가 직접 개입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정부가 추구하는 성장위주 정책 대신, 환율을 낮추고 금리를 올려 시중의 통화량을 잡는 중장기적인 친서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부 최미정(41ㆍ서구 둔산동)씨는 “올초부터 각종 식자재 인상에 이어 공공요금, 기름 값까지 요금 폭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렇다할 물가 관리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며 “이번에도 과연 믿을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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