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감사 초읽기 불만 속출

“감사원 권한은 국고지원사업 뿐” 자금흐름 파악에 심기불편 일각 “교과부와 합동… 문제 없다”

사립대학들이 다음달 초부터 예정된 감사원의 종합감사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립대학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감사원이 아닌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를 받되 감사원으로부터는 정부지원금이나 국고보조금을 받은 부분만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일 지역 사립대학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전국의 30개 국·공, 사립대학이 감사원과 교과부의 예비감사를 받고 있다.

이는 다음달 실시 예정인 본감사를 앞두고 상황파악을 위한 샘플링 작업 차원이며 예비감사 해당 대학의 전반적인 자금흐름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예비감사를 받는 대학들은 지역에서 4곳 정도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은 외부에 소식이 노출될까 노심초사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예비감사 대상에 오른 것만으로도 자칫 재정 불건전 대학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립대학들은 이번 예비감사나 다음달 본감사를 앞두고 감사원의 강도 높은 감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립대학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과부의 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번 감사의 경우 교과부가 아닌 감사원이 주체가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립대학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범위는 국고지원금이나 정부지원금을 받아 수행한 사업 등에 한하며 전체적인 자금흐름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의 A사립대 한 관계자는 “사립대학의 경우 교과부나 지식경제부 등에서 대학지원을 위한 각종 사업을 전개해 지원대학을 선정한 뒤 국고를 지원하고 있어 감사원 감사의 법적 권한이 국고지원사업에 한정되는 것이 맞다”며 “예비감사나 본감사의 경우 대학의 전체적인 자금흐름을 살펴보고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B사립대 관계자도 “최근 분위기는 반값 등록금 논란과 맞물려 대학들이 큰 잘못을 한 것처럼 인식돼 불만을 나타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감사 범위는 정부지원금이나 국고보조금을 받는 기관에 대해 감사를 전개할 수 있는 만큼 포괄적인 개념으로 국고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사립대학까지 감사가 가능하다는 견해다. 더욱이 이번 예비감사나 다음달 본감사 역시 감사원과 교과부가 합동으로 감사에 나서기 때문에 논란은 커녕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일부 사립대학에서 불만이 드러내는 것은 감사원과 교과부의 감사기법이 다른데다가 이번 감사의 경우 감사원이 주체가 돼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하고 있어 대학들로서는 불안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