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정유사가 ℓ당 100원의 기름값 할인을 끝내자마자 휘발유 가격이 치솟자, 차량 운전자들의 볼멘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정부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대를 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서울은 이미 2000원대를 넘어섰고 대전지역도 이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일선 주유소의 기름값이 뛰자 정유사와 주유소간에 책임 공방만 일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오피넷)'에서 집계한 17일 기준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937.18원이었다. 7일 1919.33원을 기록한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름값이 올랐다.
정부나 운전자들은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가에 반영되는 2~3주 시차를 감안한도 해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6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0달러 선에서 10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시 정유사들에게 불쾌감을 드러내며 “현재시점에서 과연 기름값을 올릴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극히 의심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소매가격은 주유소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가격 이상 급등의 책임을 주유소에 돌렸다.
또 정유사 측은 정부가 석유제품 소매가의 절반 이상을 세금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업계 탓만 한다며 불만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자 주유소들은 정유사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오피넷에 일주일마다 공개되는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가 실제 가격보다 낮게 공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주유소협회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오피넷에 공개된 보통 휘발유 공급가와 자영 주유소가 실제 매입한 가격은 정유사별로 최고 ℓ당 70원까지 차이가 난다.
SK에너지는 오피넷에 나온 공급가가 1776원이었지만 자영 주유소 매입가격은 1849원으로 73원 차이가 났고, GS칼텍스는 17원, 에쓰오일은 26원 격차가 있다고 협회는 주장했다.
정부와 정유사, 주유소들은 서로 남탓만 하자 운전자들만 골탕을 먹는 양상이다.
운전자 박 모(40) 씨는 “정부와 관련 업계는 생색만 내는 기름 값 인하 대책만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실제 기름 가격이 얼마나 되고 순 이익은 얼마나 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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