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 바오로가 2차 전도여행때 유럽 선교를 위해 세운 교회가 있는 필리피 유적들. |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천안신부동 성당 주임신부) 일행은 5월26일 테살로니카에서 네아폴리스로 이동 후 바오로 도착 기념성당을 순례하고 이 곳에서 미사를 드렸다. 이에 앞서 필리피 유적지 순례시간도 가졌다.
▲테살로니카 다음가는 항구도시 네아폴리스에 가다=네아폴리스(카발라)는 에게해에 면하며 북부 그리스에서는 테살로니카(살로니카) 다음가는 항구도시다.
로마시대엔 네아폴리스(신도시)로 불렸고, 현재 지명은 카발라(말 위라는 의미)다. 타소스섬의 식민에 의해 개발된 14세기 후반부터 오스만투르크 제국령이 됐고, 1813년 카발라 출신의 이집트 태수 메메르 알리가 영주가 됐다. 그후 1912년 그리스 왕국에 병합된 네아폴리스는 담배 산업의 중심지다.
▲ 순례단 일행이 테살로니카에서 네아폴리스로 이동, 필리피 유적을 순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심볼로 산 남쪽 경사면에서 해안에 이르는 지역에 발달한 카발라는 마케도니아 지방에서는 테살로니카 다음으로 큰 도시다. 어항인 동시에 북부 그리스에서 생산한 담배의 주요 선적항이다. 하얀 집들이 경사면을 따라 착 달라붙어 있는 풍경을 지닌 곳으로, 아름다운 항구도시로도 유명하다.
타소스섬을 갈 때 거점이 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카발라는 이 곳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었던 고대도시 필리피의 중요한 외항 역할을 했다. 또 기원전 42년 필리피 전투때는 부루투스가 체류했고, 사도 바오로가 여행중 상륙했던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때 당시 유태인들은 할례를 받음으로써 교회 멤버가 되고, 하나님 백성이 되었다. 바오로가 이방인들에게 선교하면서 문제가 된 게 바로 육체적인 할례였는데, 영적인 할례는 바로 '세례'였다. 바오로는 사도단에 들어갈 수 없는 처지였지만 바르나바가 천거해서 사도가 됐고,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동행함으로써 이들의 전도여행이 시작됐다.
▲필리피 유적지=필리피 유적지는 지금은 지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도시이지만 사도 바오로 당시에는 꽤나 번창한 도시였다. 필리피 교회는 바오로가 제2차 전도 여행때 마케도니아의 주요 도시 필리피에 세운 유럽에서의 첫 번째 교회다. 이 도시는 원래 크레미데스(작은 샘들)라고 불렸다. 기원전 385~354년 경 알렉산더 대왕의 부친 필리포스 2세가 은과 금광으로 부유해진 이 도시를 건설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필리피'라고 명했다.
기원전 168년 로마인들이 도시를 점령한후 필리피는 로마의 속주 도시가 됐고, 이탈리아의 도시들처럼 자치권, 면세권, 절대 사유권 등 로마의 권리를 누리는 자치시로 승격됐다. 필리피 유적들은 거의 다 로마 시대 또는 비잔틴 시대의 것이다.
▲ 외부에서 바라본 성바오로성당 모습 |
김정수 신부는 바오로도착 기념성당에서 미사를 통해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할례문제와 제사문제, 교회와 세상에서 부닥치는 갈등문제와 우상 처치 문제 등을 통해 가르침을 받고 동행하는 내용을 현대적으로 잘 접목해 인간의 지혜가 교회의 독트린을 왜곡할 수 있는 문제를 경계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정수 신부는 “고린토 교회는 내분이 많았지만, 테살로니카나 필리피 시 사람들은 바오로의 말씀에 상당히 애착을 갖고 따랐다”며 “필리피나 테살로니카 사람들은 주님을 믿는 신앙 때문에 많은 어려움과 동시에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이들은 언제나 항상 기뻐하며 거룩하게 생활하면서 어떻게 해야 주님 마음에 드는지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신부는 “주님의 뜻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남편들은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바오로 사도는 주님의 뜻을 전하며 테살로니카 사람들을 잘 위로해줬다”며 “여러분은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 없이 감사하고 기도하고 순례하면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인 '우리도 선교를 해야겠다'는 사명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 성당 외벽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벽화. |
▲야생양귀비 이야기=그리스 성지를 다니다보면 들판 곳곳에 피어있는 붉은 빛깔 야생양귀비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짙은 선홍색의 야생양귀비 빛깔이 상당히 고혹적이었다. 이 야생 양귀비는 '빠빠롤라'라고 불리는데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피를 뚝뚝 흘릴때 피어나온 꽃이라고 전한다. 사순절때 피기 시작해 오순절 성령 강림절이 되면 절정기를 이룬다. 야생 양귀비는 그리스 온 거리를 황금물결로 넘실거리게 하는 로뎀나무와 함께 그리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꽃으로 잔상에 남아있다.
/그리스 네아폴리스=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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