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삼]변화는 자기 자신이 주도해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규삼]변화는 자기 자신이 주도해야

[기고]이규삼 대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11-07-17 16:31
  • 신문게재 2011-07-18 21면
  • 이규삼 대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이규삼 대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
▲ 이규삼 대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
▲ 이규삼 대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
지난주 있었던 염홍철 시장의 직장교육은 분명히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였다. 조직경영자로서 구성원의 활력을 모아 조직에너지를 되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인 만큼 당연하다. 제시한 내용도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늘 하던 얘기인 “기본과 원칙을 지켜 상식과 순리대로 행동해 정상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우리 동료들 반응은 엇갈린다. 한편에선 “과연… 될까? 지금까지 굳어진 관행인데…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뭐~”, 또 다른 한편에선 “아니야, 시장이 마음먹은 만큼, 그리고 거창한 것도 아니고 사소한 것이니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씩 바뀔 수 있을 거야”라고 하는 상반된 반응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 공직문화는 변화해야 한다. 그럼, 왜 변할 수밖에 없고, 변화해야만 하는가?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이유를 달고 싶다.

첫째는 우리 공조직 주변의 판이 변하고 있다. 여기서 판이라고 하는 것은 세상이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 세상은 엄청난 변화와 곡절을 겪어 가면서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달과 시대의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면서 나름대로 생각과 행동, 그리고 실천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공무원 조직이 발전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변화인 것이다. 이것이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둘째는 공무원 자존심의 문제다. 우리 공무원을 두고 좋지 않은 말들이 참 많다. '복지부동' '현실안주'… 그래도 여기까지는 들어줄 만 하다. 그러나 엎드려 눈만 끔벅끔벅하는 '복지안동(伏地眼動)', 누구도 빼앗아 갈수 없는'철밥통'… 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질 때면 심장이 벌렁벌렁, 살이 부들부들 떨리지 않는가. 우리는 이런 공무원의 달갑지 않은 닉네임을 언제까지 달고 갈 것인가. 집에 아이와 함께 신문이나 TV에서 이런 말들이 튀어나올 때면 울화통이 터지고 환장할 일이지 않는가. 이것이 변해야만 하는 이유다.

그리고, 변화는 자기 자신이 주도해야 한다. 누가 하라고 해서, 시키니까 하는 식의 변화는 진정한 변화가 아니다. 껍데기뿐인 형식에 지나지 않고, 고생만 하고 아무 효과도 없는 '도로아미타불'이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진정한 변화의 동인은 자기 자신이지 타인이 아닌 것이고, 변화는 자기 주도적 에너지인 이유에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다섯 배 큰 애착과 실행의지를 보인다고 한다.

변화에 나의 가장 가까운 적(敵)은 '나'이고, 나의 가장 가까운 존재도 '나'인 까닭에서 우리 공무원 자신의 잠든 거인을 깨워 '존경받는 공무원' '가치있는 공직생활'로 이끌어 가기 위해 조금씩 작은 것부터 바꾸어 나가자. 흔히 사람만큼 변화하기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하지만 사람만큼 변화하기 쉬운 존재도 없다는 인식에서 말이다.

우리는 흔히 잘못된 관행, 구태의연한 관습을 들추다 보면 “할아버지, 아버지 때도 탈없이 지내온 문제를 하필 지금에 와서 시비를 거느냐”는 식이다. 어떤 경우에는 집단적으로 관습의 최면에 빠져들기도 한다. 우리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서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고 만다. 새가 새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껍데기를 깨뜨리고 밖으로 나와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껍데기를 깨는 아픔이 두렵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공무원은 변할 수밖에 없고, 변해야 한다. 내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공무원 문화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시작해 보자.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과 구태를 과감히 깨트려 보자.

아울러, 우리 공무원이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도 행복하지 않은 데, 남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우리 공무원 행복의 조건은 뭘까.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지만 “사람은 느끼는 대로 생각하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삶을 살 때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즉, 순수로의 회귀(Return to Innocence)인 듯싶다. 이런 점에서 우리 공직문화는 가장 취약하지 않나 생각되는 데, 반갑게도 이번 염 시장의 '작지만 소중한 변화'에서 이 부문에 대한 시도가 있음을 읽을 수 있어 기쁘다. 그러니, 이를 모티브로 공무원 소통의 문화가 꽃필 수 있고, 우리 스스로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