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포문화 살리기에 머리 맞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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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포문화 살리기에 머리 맞대자

  • 승인 2011-07-17 15:45
  • 신문게재 2011-07-18 21면
판소리 하면 동편제와 서편제를 떠올리지만 두 유파 사이엔 중고제가 있었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서천 비인 출신 명창 이동백이 고종 황제로부터 통정대부 벼슬까지 받고 있는 걸 보면 당대 중고제의 인기는 지금의 아이돌은 저리가라였다. 중고제는 홍성 서산에서 많이 불려졌고 강경 서천 공주 등지로 확산됐다는 게 학계의 연구다. 중고제는 '내포의 소리'로 출발해 '충청의 소리'가 됐던 것이다.

보령 서산 태안 당진 홍성 예산 서천 등 충남 서해안 7개 시·군을 포괄하는 내포의 문화는 다양하다. 한국 무용을 집대성한 한성준, 한국 근대화단의 거목 고암 이응노 화백이 내포 사람이다. 김정희 한용운 윤봉길 심훈 보부상 등 키워드만으로도 문화의 냄새가 물씬하다. 또 조선시대엔 유교문화를 꽃피웠고, 원효에서 경허와 만공에 이르는 불교, 성경이 처음 이 땅에 들어온 서천, 천주교 성지를 아우르는 종교 박물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내포는 우리 문화의 보고(寶庫)다.

뒤늦긴 했지만 내포문화에 대해 관심이 부쩍 커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히 충남도청 이전으로 내포문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내포문화에 대한 조명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은 기대를 더욱 부풀린다. 우려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해당지역 7개 시·군이 의욕이 앞서 제각각 내포를 상표로 마구잡이식으로 문화상품을 내놓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그리 된다면 내포문화를 제대로 알리기는커녕 그전에 그저 그런 문화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내포문화 연구를 통해 정체성부터 찾는 게 먼저다. 그 다음 역사와 민속, 문화와 종교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개발해 확보하고 국내외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각 지역 특성에 맞춤한, 관광지와 연계한 문화상품 개발 등 전략적 접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본보가 해당지역 시·군 단체장과 충남도가 참여하는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하는 것도 우려를 성공으로 바꾸자는 뜻이다. 정체성 찾기, 스토리텔링 같은 소프트웨어 발굴에 머리를 맞대고 내포문화 관련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국비 요청도 협의기구를 통한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또 예산문제 등 혹시 있을지 모를 갈등도 미리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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