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같은 시대적 흐름과는 배치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시민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마다 있는 문학관이 대전에는 없다는 여론에 따라 지어진 대전문학관이 그 예 중 하나로 이미 건물이 완공되고도 동구청의 재정난으로 대전시에 이관될 상황에 처한 채 아직 개관이 미루어지고 있다. 몇조원의 예산을 쓰고 있는 대전시가 문학관 하나 운영하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사실 앞에 문학인뿐만 아니라 시민들조차 행정당국의 무성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충남도청 문제만해도 시민들이 답답함을 느끼기는 매한가지다. 내년 중에 도청을 내포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으로 이제 충남도청문제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도청사 활용 방안은 논의만 무성할 뿐 그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와 맞물려 있는 충남도청사 활용 문제는 시급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지난주 또 하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대흥동주민자치위원회가 대전중구문화원으로 청사를 이전케 해달라는 건의를 했다는 것이다. 중구문화원은 과거 대전문화원으로 대전의 문화계를 키운 산실과도 같은 문화기관이다. 문화인들의 생각으로는 문화원과 같은 문화공간을 더 활성화시켜 원도심을 살리는 데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인데 난데없이 주민센터로 쓰겠다는 요구에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문화도시를 표방하기는 쉽지만 막상 문화도시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행정당국과 시민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문화인들의 열정과 당국의 세심한 문화정책이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게 문화도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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