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흥동 침수피해는 人災 ”

농민들 “동서대로 공사장서 물역류” 보상요구 LH “정밀결과 나와봐야” … 市 책임론도 제기

최근 대전에 내린 집중호우로 지역의 한 대형 공사현장 인근 비닐하우스 재배농지가 수십억원의 침수피해를 보자 '인재냐', '자연재해냐'며 원인규명을 둘러싼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원인 분석결과 인재로 판명나면 수십억원의 피해보상이 이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농민들의 집단반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전시와 유성구, 피해농민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대전지역에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유성구 원신흥동 다육식물 재배농지 4.1㏊, 비닐하우스 200여 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곳에는 50여 농민들이 오이, 토마토, 선인장 등 다육식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이번 비로 수십억원의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농민들은 이번 침수피해가 인근 동서대로 건설공사현장의 지하차도에 불어난 물이 농지 쪽으로 역류해 침수피해를 키웠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있던 날 저녁 하천 물의 농경지 역류를 막기 위해 수문 2개 모두 닫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농민 유모씨는 “공사현장의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고 비닐하우스 재배농지 방향으로 역류하면서 수천만원의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물이 공사장에서 넘어오는 모습이 비닐하우스 입구에 설치된 CCTV에 다 찍혀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이런 대형공사장에 배수로를 만들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동서대로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충남지역본부 측은 아직 정밀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과실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비가 많이 내린 만큼 인재로만 판단하기도 싶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재로 판명나더라도 보상금액이 수십억원에 달해 실제 보상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침수피해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관리감독기관인 대전시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피해농민들과 공사관계자, 구청직원 등이 보상여부를 협의하고 잘 안될 경우 중재 역할도 나설 계획”이라며 “지난주에는 도시주택국장이 침수피해 현장점검을 벌였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