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일]세종시의 발전은 지역대학이 주도해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육동일]세종시의 발전은 지역대학이 주도해야

[월요아침]육동일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 충남대 교수

  • 승인 2011-07-17 13:24
  • 신문게재 2011-07-18 20면
  • 육동일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육동일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
▲ 육동일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 충남대 교수
▲ 육동일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 충남대 교수
대학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표현하는 말 가운데 “Town and Gown”이라는 말이 있다. 대학이 처음 등장한 중세시대에는 대학의 모든 강의와 연구가 라틴어로 진행되고 대학이 지역으로부터 여러 가지 특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과 이들이 소재해 있는 지역사회간에 서로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대학생들은 지역의 질서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시끄럽고 무질서하고 싸움도 많이 벌였다고 한다. 그 결과, 기숙사 같은 대학의 시설이 들어서면 그 인근의 부동산 가치가 떨어졌다. 실제로 옥스퍼드, 예일 등의 대학들이 지역사회와 끊임없는 충돌을 일으키면서, “도시와 졸업가운”은 지역사회와 대학간의 불편한 관계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이 관계는 최근까지 이어왔다. 20세기 지식기반경제시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대학은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는 소중한 기관으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지역에서 대학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훌륭한 기능을 가진 졸업생을 지역사회에 공급한다. 영국의 경우, 이러한 기여가 매년 13억 파운드(약 2조4000억 원)에 달한다고 계산하고 있다. 둘째, 대학은 새로운 첨단 비즈니스의 성장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촉진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영국의 케임브리지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셋째, 첨단연구와 개발활동을 통해 지역사회가 외부의 자본을 유치하는데 기여하며, 지역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킨다. 또한, 지역에서 가장 큰 고용주가 되어 지역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큰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대학은 더욱 중요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대학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지역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세계화와 지식정보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여 지역발전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있다. 1000년의 대학 역사에서 이것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충청권 대학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그러나 최근 학생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대학재정이 악화되고 교육과 연구의 질이 떨어져서 다시 지방대학을 외면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졸업생들의 취업 문제, 그리고 총장직선제의 미정착 등으로 각 대학마다 상당한 진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역대학들은 심각한 존립위기에 놓일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대학과 지역사회간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지역발전에 적극 동참하는 일이다. 지역발전의 성패는 지역내 대학의 경쟁력에 달려있으며, 대학의 경쟁력은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들이 보내주는 관심과 지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국가는 물론 충청권의 최대 과제는 세종시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세종시는 내년 7월 1일, 세계 도시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세종특별자치시로 태어난다. 과밀화된 수도권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중차대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성하는 민족의 대역사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통일 한국의 발전을 리드하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 특히, 세종시는 대전시, 충남·북과 함께 상생발전함으로써 충청권이 앞장서서 낙후된 비수도권에 활력을 주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세종시 잔여지역의 불균형 문제를 시정하는 것을 포함해서 세종특별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중심도시와 과학도시가 되도록 제주특별자치도 이상의 특례조항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서 특별법에 담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이러한 숱한 과제들을 수도권 명문대학들이 모두 해결해 줄 수 없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우리 지역에 소재한 카이스트 대학에만 모든 것을 미루어서도 안된다. 지역민의 관점에서 그리고 지역대학의 판단으로 연구와 개발과정에 적극 참여해서 세종시 발전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그것은 지역대학의 당연한 권리이자 지역민이 지역대학에 요구하는 준엄한 의무이기도 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