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군 장암면 지토리 611번 국도변에 쌓아 놓은 토사가 별다른 대비책 없이 방치돼 집중호우로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사진제공=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등이 연합한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지난 11~13일 금강 4대강 사업구간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결과 금강 살리기 현장에 보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강살리기 사업 중 발생한 준설토를 쌓아 놓은 부여군 장암면 지토리 611번 국도에 있는 적치장은 토사가 유실돼 사람의 키 3배가 넘을 정도로 깊게 파였다. 주변의 나무들도 토사에 묻혀 있었지만 배수로나 토사유실을 막기 위한 망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주 이인면 만수리 둔치는 6월말 비에 유실되면서 생겼던 협곡이 이번 폭우로 규모가 더 커졌고, 공주 월송리 둔치도 당시 복구됐다가 이번 폭우로 또 흙이 떠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부여군 세도면에서도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쌓아둔 토사가 유실되면서 배수로를 틀어막아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둑높이기 사업이 진행중인 부여군 충화면 복금저수지도 집중호우로 가물막이가 터지는 등 금강살리기 사업을 실시하면서 발생한 준설토가 쓸려 내려가 2차 피해를 유발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완공을 앞두고 있는 세종시 행복지구에는 생태공원이 물에 잠기면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데크 등 공원 시설에 쓰레기와 토사가 넘쳐 복구가 요구된다.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충청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민단체에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났다”면서 “금강과 주변 일대, 지류 하천까지 각종 시설물들을 정밀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진수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운영위원장은 “이른 장마로 충청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금강정비사업 공사현장의 문제점들과 취약한 구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는 자연재해라기보다 인재에 가까운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는 4대강 사업 속도에만 열을 올리지 4대강 현장과 주변에 대한 정밀 진단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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