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방울이 모이면 바위를 뚫지 않습니까? 작은 희망이라도 있으면 안된다고 포기하기 보다는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려고요.”
야곱의집 윤양수 목사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의 '아버지'다. 스무살의 어린 학생부터 60이 넘은 지긋한 어르신까지 술과 도박, 사업 실패 등으로 갈 곳 없어 방황하는 25명의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이들을 돌보고 있다.
▲ 노숙자 쉼터인 야곱의 집 윤양수 목사가 몸이 불편한 입소자를 돌보고 있다. 야곱의 집에는 25명의 사회 부적응 입소자들이 생활하며 자활 의지를 펼치고 있다. |
그러던 어느날 노숙자 쉼터인 야곱의 집을 운영하던 목사가 해외 선교를 떠나면서 급히 이전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윤 목사는 소식을 전해듣고 선뜻 야곱의집 운영 의사를 밝혔다. 2008년 윤 목사와 야곱의 집은 이렇게 인연을 맺었다.
밝은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했을 때만 하더라도 어려움이 없었지만, 노숙인들이 교회에 모이기 시작하자 신도들이 떠나가기 시작했다. 무려 70%의 일반 신도들이 교회를 옮겼갔다.
하지만 윤 목사는 이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술과 도박에 노출돼 있다 이곳에 들어와 직업도 갖고 자활하는 모습을 볼때면 그 어떤 뿌듯함과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속옷 한장 없이 들어왔다 직접 일을 하고 자립비용을 마련해 독립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윤 목사는 “사업 부도로 방황하던 청년이 들어와 학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주유소의 책임자로 일하는가 하면, 육가공 회사에 취직해 번듯하게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며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이 시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이들도 많지만, 이들을 위한 시설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얼마전 그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계룡시 엄사면에 자활농장을 만들었다. 닭과 오리 등을 양육하며 입소자들의 건강도 지키고 일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동네사람들의 반대로 자활농장은 부지만 임대한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마을 상수원 위에 농장이 있을 경우 상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고, 노숙자 시설이라는 혐오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는 “개인을 위한 생업이라면 끝까지 투쟁하겠지만,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농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라며 “마을사람들의 설득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곱의 집은 현재 사회복지시설로 등록돼 보조를 받고 있지만, 보조의 수준은 극히 미흡하다. 노숙인들의 식사 한끼 보조금액은 1500원. 그것도 하루에 두끼만 제공된다. 10년전 가격이 지금껏 인상되지 않고 있다.
윤 목사는 “야곱의 집은 수익사업이 아닌만큼 이들이 좀더 잘먹고 잘 지내는 것을 바라는 것 보다는 상담치료와 재활프로그램 등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라며 “자치단체와 복지 관계자들이 더욱 관심을 갖고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사회 부적응자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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