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 쇄신' 국민련과 입장차 좁힐까

심대평 “통합명분 필요” 선 변웅전 '통추위 카드'

통합 문제로 신경전을 벌여 온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서로에게 '최후통첩'을 주고 받는 모양새다.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13일 당대당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 구성안을 제시한 것은 사실상 통합을 위해 국민중심연합에 내 놓은 마지막 카드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중심연합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변웅전 대표에게 “통합 제안이 복당을 의미하는 것인지 당대당 통합을 의미하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통합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 직후, 화답이라도 하듯 나온 발언이다.

결국 서로가 통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지지부진했던 논의를 매듭짓기 위해 변웅전 대표가 마지막 카드를 던지며 심대평 대표에게 공을 넘김 것으로, 심 대표가 이 카드를 어떻게 받아 안을지가 관건으로 남게 됐다.

이에 대해 심대평 대표는 “나는 이번이 충청권의 마지막 통합 기회라 생각해 다 털고 큰 틀의 통합을 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고, 그러기 위해 찔끔찔끔 진행돼서는 안되는 만큼 깊게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통합을 하려면 왜 하고 무엇을 얘기하려 하는지, 또 충청인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합 답이 필요하다”고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곧 통합의 명분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그간 물밑에서 진행되던 양당의 합당 논의가 당장 수면 위에서 본격화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변 대표의 제안대로 우선 통합을 선언하고 추진기구를 구성하더라도 모든 양당 간의 신경전과 줄다리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민중심연합이 요구해 온 우선적인 선진당의 쇄신과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국민중심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거대 여당 사무총장 출신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거대 야당의 중진 의원들이 호남에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있는데 선진당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스스로 주장한 변화와 쇄신의 실체는 무엇이 있느냐”며 “선진당 국회의원들께서 볼 상 사납게 기존 지역구에서 출마해 초라하게 낙마하느니 차라리 변화를 갈망하는 시대 요구에 부응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전국정당화를 위해 수도권에 출마해 정당 득표율을 높이고 장렬히 산화할 의지와 용기는 없느냐”라며 당 쇄신과 현역 의원들의 결단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배포된 자료는 비록 당 대변인 명의로 작성된 것이지만, 심 대표의 의중이 일정부분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변웅전 대표는 “인적쇄신을 얘기하는데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 이상의 쇄신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합당은 행정절차가 아니기에 먼저 통합을 선언하고 실무적인 진행을 해 나가면 된다”며 다소 시각차를 나타냈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볼때 선(先)통합을 주장하는 선진당과 선(先)쇄신을 주장하는 국민련 사이에는 아직도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 통합 결의와 실무협상에 합의하고 이런 간극을 원만히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양당 입장에서도 특별한 상황의 변화 없이 통합 논의만을 계속해서 지지부진하게 끌어 갈 경우 지역민의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란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통합이라는 대전제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일정한 합의만 이뤄지면 통합 작업은 시간 문제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