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연기군 서면 월하리 한 교차로에는 지난 3일 실종된 지역 주민 박모(62)씨를 찾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다. 박씨의 가족들은 실종된 박씨가 급류에 휩쓸려간 것으로 추정, 경찰과 지자체에 지속적인 수색작업을 요청했다. 특히 인근 하천 급류로 휩쓸려간 초등생이 6일 연기군 대평리 금강1교 가교 밑에서 발견된 가운데 태풍까지 예고되면서 실종된 박씨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가족들만 애를 태울 뿐이다.
그칠 줄 모르는 쏟아지는 물폭탄에 대전·충남지역민들의 걱정이 불어나고 있다. 폭우에 따른 피해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태풍까지 예고되면서 비 피해로 복구된 현장에서는 추가 피해가 우려되기까지 한다.
13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8일부터 13일 오전 6시 현재까지 대전과 충남지역에서는 각각 395.5㎜, 311.8㎜(시군 평균)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미 이재민도 현재 80여 명에 달하면서 갈 곳 잃은 지역민들은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장마전선 이외에도 태풍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 피해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후 3시께 미국령 괌 북동쪽 약 1280㎞ 발생한 6호 태풍 '망온'이 서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오는 18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동쪽 해당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께는 한반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면서 비 피해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9월까지 북서태평양상에서 13~15개의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2~3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농가에서는 비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오진혁(55·논산)씨는 “수박밭이 침수돼 이미 한해 농사를 망쳤다”며 “다행히 일부 밭은 비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태풍이 온다니 걱정이 앞선다”며 울상을 지었다.
피해 복구 현장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13일 육군 32사단 505여단 소속 장병들이 대전 중구 대사동 연립주택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섰지만 폭우로 인한 해당 지역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주택의 흙을 빼는 등 복구는 됐지만 폭우에 약한 지형이어서 언제 또 흙이 쏟아져내릴 지 모르는 일”이라며 “태풍이 오게 되면 더 심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잠이 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대전·충남도 관계자는 “끊이지 않는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태풍 등 강력한 재해에 지역민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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