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황에서 사고자를 긴급후송 하기 위해 사이렌을 켜고 도로를 운행하다보면 사이렌의 의미를 이해하고 즉시 우측으로 서행하며 피향하는 차량이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긴급후송차량 앞에서 계속 머뭇거리는 일부차량도 볼 수 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이러한 차량들을 볼 때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럴 때 문득 일본 체류 중에 경험했던 일이 떠오르곤 한다.
일본 도심의 복잡한 도로를 지나던 중에 긴급차량 외에도 견인차량, 도로 순찰차량 등을 여러 차례 목격했는데 이들을 한결같이 피향하며 서행하는 일반 차량들을 보며 느낀 바가 크다. 구조 차량 속에서 긴급조치를 요하는 사고자가 내 가족이라고 가정해보자. 생사의 갈림길에 서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내 가족이라면 사이렌 소리를 무시한 채 긴급차량 앞에서 머뭇거릴 수 있을까? 국익을 위해, 이웃을 위해, 내 가족을 위해 어딘가에서 또 하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울리는 사이렌의 다급한 알림을 여유 있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양보심과 배려심을 갖춘 국민이 되기를 바란다.
/전달양·해난인명구조연구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